기획재정부는 민생회복소비쿠폰의 효과가 2020년 재난지원금 지급 시보다 높고, 소비쿠폰으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가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소비쿠폰 지급분의 약 20%가 매출 진작으로 이어졌고, 쿠폰 사용 가능 업종의 매출이 5% 가까이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쿠폰 효과가 약발을 다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반박에 나선 모습이다.
1일 기획재정부는 이날 ‘최근 소비 동향 관련 참고자료’를 배포하고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 분석 결과 등을 발표하는 백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날 브리핑은 전일 통계청의 8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이후 다음 날 오후 급히 마련됐다. 김재훈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저희의 (8월 동향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최근 소비 흐름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드리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했다. 정부가 산업활동동향이 발표된 다음 날 또다시 백브리핑 자리를 갖는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전일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 씀씀이를 보여주는 8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2.4% 감소했다. 지난 7월 전월 대비 2.7% 증가하면서 29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었던 소매판매가 한 달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이다. 이에 따라 특히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9%), 가전제품 등 내구재(-1.6%) 판매가 모두 줄어들었다. 이에 지난 7월부터 지급된 소비쿠폰 지급이 반짝 효과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기재부는 이날 KDI의 ‘민생회복 소비쿠폰(6주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쿠폰 지급 직후 6주(7월 21일~8월 31일) 동안 쿠폰 사용 가능 업종의 매출은 지급 직전 2주 대비 평균 4.93%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비쿠폰 사용 불가 업종에서는 소비쿠폰 지급 전후에 유의미한 매출 변화가 없었다고 했다. 신규 창출된 매출 규모는 약 2조1073억원에 달했다. 기재부는 “같은 기간 신용·체크카드로 결제된 쿠폰 5조원 가운데 42.5%가 실제 소비로 이어졌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는 일반적인 한계소비성향(20% 내외)보다 높은 수준이며, 2020년 긴급재난지원금 효과(26.2%~36.1%)를 상회한다고 했다.
업종별로는 의류·잡화·미용(12.1%), 음식점·식음료(6.4%)에서 효과가 컸으며, 3주 차 이후에는 숙박·여행·문화 소비도 개선됐다.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위주 소비가 늘었던 과거 재난지원금과 달리, 대면 서비스 수요를 직접적으로 진작한 것을 특징으로 봤다.
기재부는 지난 8월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은 늦은 추석으로 인해 명절 소비 효과가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추석이 10월 초로 늦어지면서 통상 8월부터 나타나는 선물 수요가 9월로 이연됐다고 짚었다. 지난 2010년~2024년간 통계를 살펴보면 추석이 9월 4주 차 이후인 경우, 8월과 9월 소매 판매는 각각 평균 0.1%, 1.2%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추석 3주 전부터 선물 구매 등 소비가 증가하는데, 올해는 5년 만에 '10월 추석'으로 추석 수요가 9월로 이연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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