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과 달리, 하버드 만점자도 결정적으로 '이것' 부족하면 의대 탈락입니다 [대학 대전환](19)

美의대 입시, 점수보다 인적평가

한국 의대 입학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에 따라 결정되는 것과 달리 미국 의대 입시에서는 성적이 모든 것을 판가름하지 않는다. 의학전문대학원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미국 의대는 학부 학점(GPA), 의대입학시험(MCAT) 점수와 함께 전인적 평가(Holistic review)를 통해 이타적 의료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확인해 선발한다. 의대 지원자는 AMCAS라는 지원서, 각 의대에서 보내오는 2차 지원서를 작성해 자원봉사·연구 프로젝트·리더십 경험뿐 아니라 가정 배경·재정 상황·인종 등 살아온 환경을 보여주는 절차를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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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입시 절차는 의사를 단순 직업이 아닌 '환자에게 헌신하는 삶의 태도'로 보는 직업적 이해에서 비롯됐다. 미국의과대학협회(AAMC)는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을 개선하고 지역사회에 포괄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명 아래에서 입시와 교육 정책을 총괄한다. 말리카 페어 AAMC 커뮤니티·기회·참여 최고책임자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들이 의학 교육에 참여하면 의대생들은 자신이 진료하게 될 폭넓은 환자들의 의료적 요구와 삶의 경험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성적이 아무리 뛰어나도 의사의 자질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지 못하면 탈락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남경윤 '미국에서 의대 보내기' 대표는 "하버드 대학을 만점으로 졸업하고 MCAT 성적도 상위 1%인 학생이 재수하러 찾아왔었는데, 병원 봉사 시간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었다"며 "미국 의대에서는 의사가 되면 지역사회의 리더로 살아가게 되는 것으로 생각해 리더의 품성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남 대표는 "한 학생은 이민 시절 유방암에 걸린 어머니를 돌봐준 의사를 보고 초기 이민자들을 포함한 환자를 돌보는 삶을 살겠다는 에세이를 적어 의대에 진학했고, 초기 이민자들을 돕는 활동을 활발히 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의대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학생자치기구 등도 운영한다. 의대생들이 의료취약국가에 의료봉사를 나가는 일도 흔하다. 스탠퍼드대 의대는 매년 여름 의대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의료 불평등에 관한 여름 세미나를 열고, 하버드 의대생들은 야간 무료 진료소를 교수와 함께 운영하며 무보험 환자를 돌본다.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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