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인데 크루즈서 사는 것 같네"...'그사세' 유럽저택급 풍경에 입이 떡[르포][부동산AtoZ]

최고가 논란 분양가, 2년 만에 시장 급등에 '평범한 가격'
한강 조망과 프리미엄 커뮤니티…전통 부촌 광장동 재평가 신호탄
입주 시작 포제스 한강, 광장극동·워커힐 재건축까지 불 지펴
전문가 "광진구는 한강벨트의 마지막 조각…본격 재평가 시동"

이번 주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포제스 한강'. 분양가 3.3㎡당 1억3770만원으로 당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단지였기에 "과연 어떤 곳일까" 하는 궁금증을 안고 옛 한강호텔 부지를 찾았다. 이국적이면서 웅장한 문주(門柱)를 지나자 140m에 달하는 프라이빗 도로, 그리고 양옆에는 사이프러스 나무와 고풍스러운 분수대가 펼쳐졌다. 마치 유럽 귀족의 저택에 입장하는 기분이었다.

포제스 한강의 전용 223㎡ 거실의 한강뷰. MDM플러스 제공.

포제스 한강의 전용 223㎡ 거실의 한강뷰. MDM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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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대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거실 통창 너머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한강이 시야를 압도했다. 약 2.72m에 달하는 높은 천장고와 투명한 커튼월창은 마치 한강 위에 떠 있는 크루즈선에 오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인근 워커힐 호텔보다 한강에 더 가깝고 막힘없는 시야를 제공한다는 설명은 과장이 아니었다. 특히 거실뿐만 아니라 각각의 방도 커튼월로 설계된 구조여서 집안 곳곳에서 뻥 뚫린 한강뷰를 즐길 수 있었다. '하이퍼 럭셔리'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독일 명품 주방가구 '지메틱' '가게나우' 가전 등으로 채워진 것도 눈길을 끌었다.


지하 1층의 커뮤니티 시설로 향하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단 128가구만을 위해 마련된 약 1000평 규모의 시설에는 한강을 마주한 실내 수영장과 호텔식 사우나, 스크린골프장, 시네마룸 등이 갖춰져 있었다. 사우나 내 파우더룸과 샤워실은 개인만 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커뮤니티 시설을 관통하는 키워드인 '프라이빗'이 가장 잘 느껴지는 장소였다.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시네마룸에는 맞춤형으로 제작된 고급 사운드 장치가 특징적이었다. 5성급 호텔 멤버십을 단지 안으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포제스 한강 문주 안으로 들어서면 나오는 사이프러스 나무와 분수대. 오유교 기자.

포제스 한강 문주 안으로 들어서면 나오는 사이프러스 나무와 분수대. 오유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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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제스 한강은 전용면적 84㎡부터 244㎡(펜트하우스)까지 총 128가구 규모다. 3.3㎡당 평균 1억3770만원에 분양됐다. 청약 당시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는 소수의 미계약 물량만 남았다. 청약 이후 1년9개월이 흐른 지금, 다른 한강변 아파트 시세가 급등하면서 오히려 분양가가 '평범한 수준'이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청약 당시인 지난해 1월 포제스 한강 전용 84㎡ 최고 분양가(44억원)와 시세가 비슷했던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 원베일리는 최근 72억원에 실거래됐다. 같은 기간 성동구 성수동의 트리마제는 43억원에서 54억9000만원으로, 강남구 압구정동의 현대아파트(10·13·14차)는 43억원에서 65억원으로 뛰었다. 포제스 한강의 분양가보다 시세가 낮았던 송파구 잠실동의 잠실주공5단지는 15억원 가까이 오르면서 45억2500만원에 최고가를 찍었다. 최근 시장을 주도하는 한강벨트 중에서도 핵심 단지의 실거래가는 그야말로 무섭게 상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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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제스 한강이 들어선 광장동은 대원외고·경복초 등 명문 학군이 밀집한 서울 동북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 부촌이다. 그러나 2012년 힐스테이트 광장 이후 13년간 신축 공급이 끊겼다. 포제스 한강의 등장은 광장동의 잠재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광장동 구축 아파트의 국민평형 시세도 25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광장극동 1·2차, 워커힐아파트, 광장현대5단지 등 인근 노후 단지들의 재건축 움직임도 활발하다.

포제스 한강 전용 216㎡타입 내부 방의 한강뷰. 오유교 기자.

포제스 한강 전용 216㎡타입 내부 방의 한강뷰. 오유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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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은 "포제스 한강은 그간 공급이 끊긴 광장동에서 '이런 집도 가능하다'는 기준을 새로 제시한 단지"라며 "광진구는 강남과 성수 인근에 위치한 '한강벨트의 마지막 조각'으로, 이제야 본격적인 재평가가 시작되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남·성동의 정비사업은 대부분 윤곽이 드러났지만, 광진은 아직 기회가 열려 있다"며 "포제스 한강을 기점으로 광장동은 물론 광진구가 한강변 고급 주거벨트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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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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