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삶을 뒤로하고 노숙자로 살아가는 중국 남성의 사연이 화제다. 그는 한 달 생활비 100위안(약 2만원)으로 생계를 이어가며, 자유로운 일상 속에서 소박한 행복을 찾고 있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서 성장한 자오뎬(32)은 10살 때 뉴질랜드로 이주한 뒤 시드니, 뉴욕, 베이징, 파리 등지에서 생활했다. 그는 금융학 학사 2개, 석사 3개를 취득하며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자오는 어린 시절의 상처를 회상하면서 "왼손잡이라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가혹하게 훈육받았다"며 "어머니는 내 어려움에 공감하지 못했다. 부모와의 관계가 멀어졌다"고 고백했다. 이어 "명문 교육이 족쇄처럼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해외 생활 동안 그는 깊은 외로움과 싸웠고, 교포 사회에서만 위안을 찾았다고 한다. 파리에서 중국 음식점 주방에서 일하며 소소한 기쁨을 발견한 그는 "설거지조차 행복을 줄 수 있는데, 이상적인 직업을 기다릴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2023년 중국으로 돌아온 그는 지역 맥주 축제와 호텔에서 웨이터로 일하다, 결국 거리 생활을 선택했다.
자오의 하루는 오전 7시에 시작해 오후 9시에 끝난다. 샤워는 가끔 호스텔에서 하고, 식사는 무료 채식 식당에서 해결한다. 한 달 생활비는 100위안으로 제한하며, 현재 현금 2500위안이 그의 전 재산이다. 그는 뉴질랜드에 사는 부모와는 단절했으며 뉴욕에 있는 10살 딸과는 온라인으로만 안부를 주고받는다.
자오의 사연에 대해 현지 누리꾼들은 "외로운 어린 시절과 가혹한 부모가 그를 이렇게 만들었구나" "그가 왜 방황하는지 알 것 같다"며 이해를 표했다. 반면 "너무 이상주의적이다" "부모가 많은 투자를 했는데 단절했다니, 아쉽다" "아버지로서 너무 책임감이 없는 것 아니냐" "라는 비판적인 반응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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