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노동통계국(BLS) 국장 후보자 지명을 철회했다고 미 CNN 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백악관이 미 연방 상원에 E. J. 앤토니 BLS 국장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기 위한 서류를 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고용통계 수치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임명된 에리카 맥엔타퍼 BLS 국장을 해고했다. 7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문가 전망보다 크게 낮게 나온데다, 앞서 발표한 5~6월 고용 증가 수치가 대폭 하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비당파적인 기관을 정치화하며, 통계의 독립성·신뢰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나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같은 달 11일 앤토니 후보자를 새 국장에 지명했다.
앤토니 후보자는 미국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해온 경제학자다. 일자리 통계과 실업률 산출 등 경제 전반의 데이터를 산출하는 BLS를 비판하는 데도 앞장선 바 있다.
이달 초 CNN은 앤토니 후보자가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에 대한 성적 모욕, 동성애자 비하 발언, 트럼프 대통령 비판자들을 향한 저속한 모욕 등을 담은 트위터 계정을 운영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계정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매체는 앤토니 후보자의 디지털 기록에 음모론과 여성혐오로 치우치는 선동적 발언 패턴이 드러났다고 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당시 성명에서 앤토니 후보자를 옹호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공화당 내 중도 성향의 수전 콜린스(메인),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상원의원이 앤토니 후보자와의 면담을 거절하며 인준 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BLS 국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 권한을 가진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위원장인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 이날 밤 CNN에 인준 청문회가 공식적으로 통보되지 않았다면서 앤토니 후보자의 지명이 철회된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헤리티지 재단은 앤토니가 재단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 직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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