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흥행 예측"…AI 꽂힌 동원그룹 회장님

동원그룹, 'AI 컴피티션'…신제품 수요예측 모델링 선봬
김남정 회장 "AI 기업 경쟁력"…사내 대회서 전국 확장
AI 인재 양성과 국가 경쟁력 확보 의지
26년까지 데이터 전문가 800명 육성

"AI 활용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입니다. 이번 대회는 AI 산업에서 국가적인 비교 우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해보자는 차원에서 기획한 것입니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5 동원 AI 컴피티션'에서 취재진과 만나 "AI 활용 확대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확대에 이바지하기 위해 AI 대국민 경진대회를 개최했다"며 "우리 기업들이 AI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했을 때 국가적으로 관련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원그룹은 3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그랜드홀에서 ‘2025 동원 AI 컴피티션’을 개최했다.[사진=동원그룹]

동원그룹은 3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그랜드홀에서 ‘2025 동원 AI 컴피티션’을 개최했다.[사진=동원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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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소비자 마음 읽는다" 동원그룹, 전 국민 대상 AI 경진대회 개최

동원그룹이 카이스트(KAIST)와 공동 주최한 이번 대회는 신제품 출시 전 잠재고객의 구매 의사를 AI로 미리 파악하고자 하는 기업의 수요를 토대로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 소비자 유형(페르소나) 생성 및 신제품 수요 예측'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 과연 잘 팔릴까?'라는 물음의 답을 예측하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AI 기반 신제품 수요예측은 식품산업에서 실패 비용을 줄이고, 맞춤형 시장 공략을 가능하게 해 전통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전략적인 도구 역할을 할 수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신제품 출시 전 시장 및 잠재고객의 기대, 요구, 선호, 구매 의사 등을 미리 파악하는 '소비자 조사'가 중요하다. 소비자 조사는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고객 중심의 전략을 수립하는 핵심 도구이지만 기존 소비자 조사 방법인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 컨조인트 분석(소비자가 제품의 어떤 속성에 가치를 부여하는지 파악하는 분석 방법), 설문조사 등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대표성과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해소하기 위한 채택한 이번 과제는 연령·성별·소득·가구 형태 등 인구통계와 라이프스타일·구매습관·외식 빈도 등 소비 트렌드, 구매 채널 등 여러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고객들과 같은 성향을 가진 '가상의 소비자 캐릭터(페르소나)'를 생성하고, AI에게 이런 소비자가 대상 제품을 구매할지 계속해서 질문하고 답을 받아 그 결과를 모아서 예측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실제 데이터 속성을 조합해 AI가 가상의 소비자를 창조하고, 빠르고 경제적으로 구매 의사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참가팀들의 판매량 예측값의 정확도는 95%를 웃돌았다.

특히 가상 페르소나 모델링을 활용한 수요 예측은 국내 최초의 시도로, 동원그룹은 추후 해당 과제를 특허 출원할 계획이다. 심사는 KAIST 김재철 AI 대학원의 정송, 심현정, 김기응, 장동인, 신기정 교수와 이준환 서울대 교수, 이문태 일리노이대학교 교수 등 학계 전문가와 PwC, 마이크로소프트, AWS(아마존), 삼성SDS 소속 AI 전문가들이 맡았다.


동원그룹은 3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그랜드홀에서 ‘2025 동원 AI 컴피티션’을 개최했다.[사진=동원그룹]

동원그룹은 3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그랜드홀에서 ‘2025 동원 AI 컴피티션’을 개최했다.[사진=동원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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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대회서 전국 대회로…동원, AI 중심 경영 가속

동원그룹은 AI를 통한 혁신이 사업의 유의미한 생산성 향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 AI 중심 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동원그룹은 지난해 2월 자체 AI 플랫폼 '동원GPT'를 도입했고, 전사적으로 AI 활용 능력을 높이기 위해 약 1500여 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동원GPT 활용 교육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AI 전문 기업 데이터브릭스와 손잡고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구성된 '동원 CDS 아카데미'를 개설하기도 했다. 동원그룹은 2026년까지 800명의 사내 데이터 전문가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또한 동원그룹은 지난해 모든 임직원이 동원GPT와 AI를 활용하고 혁신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사내 AI 대회인 '동원GPT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동원산업 ,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10개 이상의 주요 계열사에서 300여 개 부서가 참여했으며, 대표 과제로는 외국인 선원을 위한 AI 음성 번역 솔루션, 건설 현장 위험성 평가 체계,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협업 등이 다뤄졌다.


동원그룹은 지난 대회 과제를 실제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국어 질의응답이 가능한 챗봇 '튜나 버디'로, GPT를 활용해 개발된 이 챗봇은 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 등 다국적 선원들이 업무상 궁금해하는 점을 국가별 언어로 답변해준다. 한국어를 바탕으로 개발했지만 각 국가 언어로 문자 메시지, 음성 언어로 모두 답변해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올해 경진대회는 지난해 처음 개최한 사내 AI 대회를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한 것으로, AI 분야 인재 양성과 기술 발전을 위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실제 산업 데이터를 다루며 비즈니스 현장에 적용될 AI 기술을 개발하는 기회를 가졌다. 동원그룹은 향후 사내와 대국민 대회를 이원화해 매년 정례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동원그룹 창업자인 김재철 명예회장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AI 분야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2020년 AI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KAIST에 사재 500억원을 기부했고, 올해 초 44억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KAIST는 김 명예회장의 기부를 바탕으로 'KAIST 김재철 AI 대학원'을 신설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교수진을 구성해 인재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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