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백업의 민족 전통 되살려야…정부 재난대응 민간보다 못해"

팔만대장경·조선왕조실록 언급 "철저한 이중화가 민족의 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페이스북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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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를 두고 "우리는 예로부터 '백업의 민족'이었다"며 정부의 허술한 재난 대응 체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26일 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초조대장경이 전란으로 소실되자, 선조들은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들여 팔만대장경을 다시 새겼다"라며 "이는 단순한 경전 보존이 아니라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낸 재백업 프로젝트였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조선왕조실록은 여러 사고(史庫)에 분산 보관돼 전란에도 살아남았고, 족보 역시 여러 지파에 나눠 보관한 전통이 있었다"며 "우리 민족의 힘은 철저한 '백업과 이중화'였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번 전산망 마비 사태가 이런 정신을 잃어버린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2022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2023년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 때마다 '재난복구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약속이 나왔지만, 이번 사태를 보면 말뿐이었다"라며 "국민의 일상과 행정 업무가 멈추는 초유의 상황에서 정부가 민간보다 못한 복구 체계를 갖춘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문제의 핵심으로 '예산 부족'을 꼽고 있다. 다만 안 의원은 "예산은 의지의 다른 이름"이라며 민간 기업조차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재난복구와 이중화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정부가 이를 등한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오늘날 전산망과 데이터는 국민의 삶과 국가 운영의 동맥과도 같은 인프라"라며 "선조들이 집요하게 기록을 분산 보관한 것처럼, 정부도 충분한 예산을 투입해 실질적이고 완전한 이중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백업의 민족'의 전통을 되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수 인턴기자 parkjisu0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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