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로봇 자회사, 내년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출시

RB-Y1 하중 향상한 RB-Y2
현장 적용 위한 안전 인증 준비중
전작으로 연구기관 수십대 납품
韓 정부·기업 로봇 상용화 본격 추진

삼성전자 로봇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산업용 양팔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그동안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양팔형 로봇을 연구용으로 제작했는데, 제조현장 투입을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상용화 시대를 열게 됐다.


허정우 레인보우로보틱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9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제2회 미래전략포럼'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내년에 산업용 로봇인 RB-Y2를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양팔형 이동 로봇 'RB-Y1'. 레인보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양팔형 이동 로봇 'RB-Y1'. 레인보우로보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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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Y2는 지난해 3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출시한 RB-Y1에서 업그레이드된 모델이다. RB-Y1은 바퀴와 양팔이 달린 이동형 양팔로봇으로 한 팔당 7축 자유도를 가진 양팔과 6축 자유도의 외다리 구조, 모든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는 바퀴 기반의 '메카넘 휠 시스템'을 갖춘 게 특징이다. 양팔은 사람처럼 여러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7개의 관절을 갖췄고, 다리에도 6개의 관절을 적용했다는 뜻이다. 바퀴는 앞뒤·좌우·대각선 이동은 물론 제자리 회전도 가능하다.


연구용 플랫폼으로 설계된 RB-Y1은 주로 학계와 연구소에 공급돼 인공지능(AI) 학습, 물체 인식, 매니퓰레이션(물체 집기 동작) 등 다양한 실험 환경에서 활용돼 왔다. 아마존, EKA 로보틱스, 마이크로소프트, 어슈어드 로봇 인텔리전스 등 글로벌 기업들도 RB-Y1을 도입해 연구와 실험에 활용하고 있다.


RB-Y1이 학술·연구 중심의 공급 모델이었다면 RB-Y2는 산업용 현장 투입을 겨냥하고 있다. 전작보다 로봇이 들어올릴 수 있는 최대 하중인 '페이로드'를 강화했고 표준 플랫폼 기반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협동 로봇 인터페이스(UI) 안전 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현재 하드웨어 개발은 완료됐으며, 소프트웨어와 인증 체계 마련이 진행되고 있다.

허 CTO는 "RB-Y2는 산업 현장 적용을 위해 안전 인증과 소프트웨어 정비가 필요하다"며 "하드웨어는 이미 완성됐지만 실제 산업 수요에 맞게 기능을 조율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이 손으로 물체를 집고 다루는 동작(매니퓰레이션·Manipulation)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산업용 로봇 양산의 걸림돌로 가격과 부품 경쟁력을 꼽았다. 허 CTO는 "산업 현장에 로봇을 대량 보급하려면 가격 경쟁력이 핵심"이라며 "중국은 하드웨어를 대량으로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어 국내 부품사들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 지원이 단순한 연구비 지원을 넘어 핵심 부품사 육성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핵심 센서나 로봇 손(핸드) 같은 정밀 부품은 가격 격차가 수십 배에 달해 글로벌 경쟁에서 가장 취약한 고리"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로봇 제조사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에 도전하면서 국내 제조사들도 상용화를 위한 로봇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허 CTO는 "내년에는 더 많은 제품들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차그룹도 올해 말까지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현대차 공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로보티즈는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과 로봇 손(핸드)을 연내 오픈AI에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달 출범한 '제조 인공지능전환(AX) 얼라이언스'는 2029년부터 연간 휴머노이드 로봇을 1000대 이상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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