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참치김밥으로 공략…"맛템 가득" 한국 편의점, 하와이까지 점령 나선다

이마트24, 편의점 업계 최초 '라오스' 진출
국내 시장 과포화…현지 기업 손잡고 해외 진출 속도전
'현지화' 전략으로 현지 소비자 수요 공략

편의점 기업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역성장에 직면한 국내 편의점 시장 대신, 해외 시장에서 점포 수를 확대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아직까지 해외 매출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K-컬쳐'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한 만큼 한국 브랜드 상품과 편의점 자체 브랜드(PB)를 앞세워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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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지난달 28일 라오스 코라오(KOLAO) 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직접 해외에 진출하는 대신 현지 기업과 계약하고, 일정 지역에서의 가맹 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마트24 인도 1호점 오픈식 기념촬영. 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 인도 1호점 오픈식 기념촬영. 이마트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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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부터 하와이까지' 한국식 편의점 확대

코라오 그룹은 한국인 오세영 회장이 설립한 회사로, 라오스 현지 활동 민간기업 중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이마트24는 코라오 그룹이 운영 중인 편의점 '콕 콕 미니'(KO KO MINI) 50여점을 이마트24 매장으로 전환하고 신규점을 개장할 계획이다.


라오스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통 시장으로 꼽힌다. 라오스의 1인당 식품 소비액은 연평균 5.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최근 라오스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K컬처에 대한 영향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이마트 관계자는 "라오스는 인기 관광지 '블루라곤', 유니스타 세계문화유산 등재 도시 '루앙프라방'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지닌 국가"라며 "다만 아직 소형 시장과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소규모 유통 채널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라오스에서 운영되는 편의점은 태국계 편의점과 코라오 그룹의 '콕 콕 미니' 등 120여개가 전부"라고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이마트24는 2021년 6월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뒤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인도에서 총 110개의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102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 6월 진출한 캄보디아에서는 7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도에 1호점을 열었다. 최진실 이마트24 대표이사는 "해외 진출을 통해 이마트24 PL 상품 수출을 확대하고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판로 개척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다음 달 미국 하와이에서 1호점을 연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현지 기업 'WKF Inc.'의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 'CU Hawaii LL'과 MF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CU는 지난달 기준 몽골(505점), 말레이시아(161점), 카자흐스탄(43점)에 진출해 총 709개의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이다. 2028년에는 말레이시아, 2029년에는 카자흐스탄에 각각 500호점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진출 지역을 검토 중이다. GS25는 지난달 기준 몽골에 271점, 베트남에 385점으로 총 656점이 진출해 있다. 향후 2027년까지 글로벌 1000호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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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시장 '포화'…올해 상반기부터 '역성장'

국내 편의점 시장은 올해 들어 역성장에 직면했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거리두기 여파로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이 오프라인 유통의 핵심 채널로 부상했지만, 엔데믹 이후 소비 채널 분산과 내수 부진이 맞물린 영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의 매출은 전년 대비 0.5%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반기 기준 매출이 감소한 건 처음이다. 점포 수 또한 감소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1~3월 증가세를 보이던 점포 수는 4월(-0.2%), 5월(-0.6%), 6월(-1.3%), 7월(-2.0%)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에 편의점들은 수익성이 낮은 점포들을 중심으로 매장을 정리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개편하고 있다.


해외 진출은 이런 사업 개편의 일환이다. 편의점 점포는 현지 기업이 재가맹과 운영을 총괄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초기 투자와 운용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국내 기업이 현지 기업에 사업 운영권, 매장 개설 권한을 부여하고 로열티를 받는 것이다.


앞서 CU는 2018년 몽골의 프리미엄 넥서스(옛 센트럴 익스프레스), 2020년 말레이시아의 마이 뉴스 홀딩스(My CU Retail), 2023년 카자흐스탄의 신라인(Shin-Line)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과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진출에 나섰다. GS25는 2018년 베트남의 손킴그룹, 2021년에는 몽골의 숀 콜라의 그룹과 손잡았다. 이마트24는 말레이시아, 캄보디아에서 MF 계약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인도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진출했다.


다만 편의점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GS25는 지난해 해외 법인(베트남·몽골)에서 20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매출(11조원)의 2% 수준이다. CU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 중 4% 내외다.


이 때문에 편의점들은 현지화 전략을 통해 현지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CU는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출점을 이어갈 계획이다. 각국 파트너사에 물류센터, 식품, 제조센터 등의 유통 인프라와 관련 노하우를 전수하고, 현지 소형 오프라인 유통 채널 대비 깨끗하고 넓은 휴게 공간과 편의 시설 등으로 점포 운용력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상품 측면에서는 ▲차별화 ▲현지화 ▲협업의 3가지 콘셉트로 선보인다. 라면, 스낵 등 K-푸드 상품뿐만 아니라 한국 대표 음식인 떡볶이, 닭강정 등의 즉석조리 상품으로 현지인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GS25는 지난 4월 베트남 하노이에 6개 매장을 동시 오픈한 뒤 현재 북부 지역에 매장 수를 32개까지 확대했다. 지난 3월에는 '중선 파마(동화약품의 베트남 체인)'와 협업해 '약국 내 숍인숍 편의점' 형태의 새로운 컨셉 매장을 오픈했다. 몽골의 경우 몽골 식문화와 K-푸드 열풍을 융합해 현지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올해 상반기 몽골 GS25 주요 매출 품목을 살펴보면 카페 25(아메리카노, 라떼 등)의 전체 매출 1위에 올랐고 몽골 전통 음식과 참치김밥, 불고기 김밥 등 주요 K푸드가 포함됐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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