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국내에서 개발, 생산한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를 빠르면 내년부터 양산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완성차와 반도체 업계를 연결할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가운데)이 29일 경기도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차량용 반도체 포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현대모비스 시스템반도체실 이희현 상무, 이 사장, 박철홍 반도체사업담당 전무. 현대모비스
원본보기 아이콘이 사장은 29일 경기도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차량용 반도체 포럼(ASK)'에서 "현재 국내 반도체 기업과 10여종 공동개발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는 현재 유럽이나 북미 등 외국산 제품의 의존도가 95%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이 사장은 "펜데믹과 지정학적 문제로 2021~2023년 위기를 맞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을 보면서 안정적으로 수급하려면 국내 기반 확보가 꼭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에어백용 통합반도체, 친환경차용 전원반도체, 모터제어용 통합반도체, 전장부품인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전원반도체 등 총 16종의 반도체를 자체 개발, 외부 파운드리 업체를 통해 양산하고 있다. 올해 양산하는 반도체 수량만 2000만개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삼성전자, LX세미콘, SK키파운드리 등 20여개 반도체 기업과 연구기관을 모아 차량용 반도체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배터리관리시스템과 통신용 반도체와 네트워크 SoC(System on Chip) 등 11종 차세대 반도체를 3년 내 완료를 목표로 연구개발 중이다.
이 사장은 "향후 2,3년 내 10개 이상 차량용 반도체에 대해 국내 기업과 협업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팹리스 회사별로 2, 3개씩 현대모비스가 가이드를 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장은 "차량용 반도체는 까다로운 조건이 많지만 시장의 규모는 작고, 많은 종류의 반도체를 쓰지만, 구매량은 제한적"이라며 "이러한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반도체 공용화, 표준화를 통해 수요 물량을 늘리고, 기존에 개발된 반도체 중에 차량용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파이를 키우겠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의 등장으로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리파이드 마켓리서치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4년에 549억달러에서 2032년까지 104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9.6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현대차·기아는 고성능 반도체를 중심으로, 현대모비스는 시스템 반도체와 전력반도체 위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모비스는 삼성전자와 헙업 분야도 차량용 반도체 분야로 확대하게 됐다. 이 사장은 "삼성하고 배터리나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에 대해서 협업을 진행 중"이라며 "반도체도 새로운 협업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파운드리 캐파가 크지만, 국내에는 여러 파운드리 업체가 있다"며 "현재 개발 중인 아이템 중에서도 여러 파운드리 업체와 협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일 뿐만 아니라 반도체를 직접 설계, 개발하는 능동적인 플레이어"라며 "완성차와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패키징 등 반도체 전 영역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국산 차량용 반도체 적용 비율을 현재 보다 2배 이상 늘려 2030년까지 10%를 달성키로 했다. 국내 반도체 가치사슬(밸류체인)을 확보해 중장기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혁준 현대차 전자부품구매실 상무는 이날 포럼에서 "차량용 반도체 구매 규모는 2024년 8조3000억원에서 2033년 16조로 두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2030년 국산 반도체 적용 비율을 확대하기 위해서 주요 반도체를 직접 선정하고 밸류체인 전반을 관리, 협업체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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