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360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슈카(본명 전석재)가 인터넷 생방송 도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합성된 WHO(세계보건기구) 로고를 사용해 논란에 휩싸였다. 28일 슈카는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 라이브 방송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기구 탈퇴 사례를 다루던 중 유네스코와 WHO 로고를 화면에 띄웠다.
그러나 WHO 로고가 공식 이미지가 아닌 합성 이미지였다. 해당 이미지에는 세계지도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과 홍어, 개를 끌어안은 실루엣 등이 삽입돼 있었다. 이는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서 제작·유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조작 이미지로 슈카 측이 그대로 방송에 사용한 것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슈카월드 측은 해당 영상을 채널에서 내렸지만, 아직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은 상태다. 누리꾼은 "수십만 명이 보는 방송에서 최소한의 검증도 거치지 않은 건 무책임하다", "일베 이미지가 그대로 쓰인 건 충격", "이건 진짜 변명의 여지가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각선 이번 논란이 단순한 실수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구글 이미지 검색 상단에 조작된 WHO 로고가 노출되고 있어 슈카 측이 공식 홈페이지 대신 검색을 통해 이미지를 가져오다 이런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채널 규모와 영향력을 고려하면 더 철저한 검증이 필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불과 두 달 전에도 이와 유사한 일이 있었기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앞서 슈가는 지난 7월에도 슈카는 라이브 방송에서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자료 화면으로 사용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그는 방송 이튿날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일본 측 자료를 사용하다 보니 나온 실수로, 100% 제 잘못이다. 사전 검수를 했음에도, 방송 직전에 더 시각적으로 나은 지도로 바꿔 넣다 발생한 사고"라고 사과했다. 이어 "이번 실수는 저 자신도 용납하기 힘든 사항이며, 많은 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동해는 동해이며, 독도는 당연히 우리 땅이다. 사죄의 마음을 담아 즉시, 대한적십자사의 '독립운동가 후손 돕기'에 3000만원을 기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베 합성사진이 방송에 노출돼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월에는 SBS의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가 유튜브 커뮤니티에 올린 설문 게시물에서 '부산대학교 맞춤법 검사기' 항목에 '일베'라는 단어가 삽입된 조작된 부산대 로고 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이 됐다. 당시 제작진은 "구글링으로 찾은 이미지를 사용하면서 조작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작 시스템을 철저하게 재점검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2013년에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MBC '기분 좋은 날'은 밥 로스 자료화면에 노 전 대통령 합성사진을 내보내 물의를 빚었고, 같은 해 SBS '스포츠 뉴스'는 연고전 결과를 보도하며 'ㅇㅂ'(일베)을 합성한 연세대 로고 이미지를 송출했다. 당시 SBS는 "담당 직원이 구글 이미지 검색 과정에서 조작된 로고를 찾아 쓴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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