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태와 도약의 갈림길"…태광산업, '섬유 위기' 속 신성장 3축 띄운다

3년 연속 적자 타개책…유태호 첫 주주서한
K뷰티·부동산·에너지 중심 신성장동력 확보
EB 논란 후 신중 기조…이틀 뒤 임시주총

3년 연속 적자에 중국 사업 철수까지 겹친 태광산업 이 반전 카드를 꺼냈다. 회사는 유태호 대표이사 명의로 첫 주주서한을 발송하고, K뷰티·부동산·에너지 등 신규 3대 사업을 앞세운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회사는 29일 유 대표 명의로 보낸 첫 주주서한을 IR 자료와 함께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유 대표는 서한에서 "회사는 지금 도태와 도약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신성장 동력 확보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주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점에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며 "향후에는 경영 현황과 변화 방향을 보다 명확하게 전달하겠다"고 알렸다.

유태호 태광산업 대표이사. 태광

유태호 태광산업 대표이사. 태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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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표는 "최근 몇 년간 회사의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원자재 가격 불안, 중국의 대규모 증설, 세계 경기 둔화가 겹치며 석유화학과 섬유 업황 악화로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면방공장 철수, 저융점(녹는 온도가 낮은) 섬유 사업 정리, 중국 스판덱스 공장 가동 중단과 같은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절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회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불가피했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서한에는 ▲기존 사업 재편과 스페셜티 제품 중심 확장 ▲K뷰티·부동산·에너지 등 신규 투자 ▲교환사채(EB) 발행에 대한 입장 ▲정관 개정 및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 방안이 담겼다.


태광산업은 'K뷰티'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지목했다. 애경산업 투자를 단순 재무적 목적이 아닌 K뷰티 본격 진출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회사는 화장품 제조·매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원료·부자재까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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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축은 부동산이다. 첫 사례로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호텔 인수를 추진, 글로벌 브랜드 신뢰성과 도심 입지를 활용한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에 나선다. 회사는 이를 시작으로 부동산 개발·운영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기업 안정성과 성장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기존 구조를 다변화하고 자산 기반의 지속 가능한 수익원을 마련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세 번째 축으로는 에너지 사업 진출을 제시했다. 제조업 특성상 에너지 소비 비중이 큰 만큼 단순 자가 소비를 넘어 에너지 사업자로서 새로운 수익 기회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태광산업은 탄소중립 정책 등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춰 안정적 에너지 조달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석유화학·섬유업 한계를 넘어서는 신규 수익 창출의 도전으로 해석된다.

이번 서한은 투자재원 조달 논란에도 답했다. 앞서 태광산업은 EB 발행을 추진했으나 일부 주주의 가처분 소송으로 갈등이 불거졌다. 법원은 지난 10일 이를 기각했지만, 회사는 "주주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최선의 방안을 고민하겠다"며 발행 강행이 아닌 신중 기조를 택했다.


또 다음 달 1일 임시주총에서 '화장품 제조·매매, 부동산 개발, 호텔·리조트 운영, 에너지 관련 사업' 등을 정관에 추가, 신사업 추진의 법적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섬유·석유화학 재편을 총괄하는 이부의 사업총괄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해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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