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검소한 생활로 6억원이 넘는 자산을 모은 일본의 60대 남성이 아내를 잃고 뒤늦은 후회를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절대퇴사맨'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일본인 남성은 '파이어족'(경제적 자유를 얻어 일찍 은퇴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자린고비 식단을 지키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본에 사는 67세 남성 A씨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중학교 시절부터 식당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저축했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에도 검소한 생활을 이어갔다. 점심은 늘 집에서 도시락을 준비해서 갔고 회사 근처 식당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는 직장에서 멀리 떨어진 월세 28만원짜리 아파트에 살며 출퇴근과 외출은 도보와 자전거로 해결했다. 냉·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에어컨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사내 연애로 아내를 만났다. 아이가 태어난 뒤에도 가족 나들이는 근처 공원이나 하천 부지로 소풍을 하러 갔고 조금 먼 곳으로 이동할 때도 가장 저렴한 교통편을 선택했다. 부부는 집이나 자동차도 마련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저축액은 3500만엔(약 3억3000만원)에 달했고, 연금은 월 24만엔(226만원)이 됐다. A씨는 60세 은퇴 시 받은 퇴직금을 전액 투자해 5년 만에 3000만엔(약 2억8000만원)으로 불렸다. 저축과 합쳐 65세 무렵에는 총 6500만엔(6억1000만원)의 자산을 보유하게 됐다. 그는 당시 "혹시 무슨 일이 생겨도 이 돈이 있어 안심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내가 65세를 갓 넘긴 직후 병으로 쓰러졌고 1년여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제야 A씨는 "아내가 건강할 때 함께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즐겼어야 했다"며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깊이 후회했다. 이어 "자산 만들기에 치중하는 삶이 반드시 좋은가?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사연은 일본 매체 '더 골드 온라인'(THE GOLD ONLINE)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화제가 됐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돈이 삶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노후 불안이 낳은 일본 사회의 아이러니한 비극이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본에서 극단적으로 절약하는 습관으로 자산을 모은 사연은 지난해에도 화제가 됐다. 온라인에서 '절대퇴사맨'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일본인 남성은 '파이어족'(경제적 자유를 얻어 일찍 은퇴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장아찌나 편의점 계란말이 등으로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을 공유했고 편의점에서 모은 무료 포인트로 에너지 드링크를 사 저녁을 해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남성은 2023년 인터뷰에서 "45세에 9470만엔(8억6000만원)을 모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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