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대규모 유혈 충돌을 빚었던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 지대에서 양국 군이 소규모 교전을 벌여 어렵게 유지되던 휴전이 두 달 만에 깨졌다. 양측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비난하고 있어, 지역의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태국과 캄보디아 간의 소규모 교전이 휴전 두달만에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 7월 미국과 중국 등 13개국 군 무관 및 외교관 대표단이 캄보디아-태국 휴전 협정 이행 상황을 참관하며 캄보디아의 파손된 불교 사원을 둘러보는 모습.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27일(현지시간) 태국군에 따르면, 캄보디아군이 태국 동부 우본라차타니주 총안마 지역에서 소총과 유탄으로 선제공격을 가해왔다. 반면 캄보디아 국방부는 태국군이 캄보디아 북부 쁘레아비히어르주 안세 지역의 자국군 기지에 소총과 박격포 공격을 가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태국군은 이번 교전이 의도된 도발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캄보디아군이 태국군의 반격을 유도한 뒤, 전투 장면을 촬영해 아세안(ASEAN) 휴전 감시단에게 전달함으로써 태국의 침략 행위로 조작하려 했다는 것이다. 태국군은 캄보디아군이 현장에 카메라를 사전에 설치하는 영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캄보디아 실권자인 훈 센 상원의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태국군이 먼저 기관총을 사용했다"며 아들인 훈 마네트 총리가 자국군에 인내심을 발휘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교전은 지난 7월 말 휴전 이후 첫 공식적인 무력 충돌이다. 앞서 7월 하순 닷새간의 전투로 양측에서 최소 43명이 숨지고 30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한 바 있다. 이후 양국은 지난 10일 국경위원회 회의를 통해 중화기 철수와 공동 지뢰 제거 등에 합의했으나, 지난 17일에도 군인과 시위대가 충돌해 20여 명이 부상하는 등 긴장이 계속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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