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를 강타한 초대형 태풍 '라가사'가 지나간 뒤, 바닷물이 마카오 도심을 뒤덮자 주민들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그물이나 가방을 들고 거리에 나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27일 외신과 소셜미디어 등에 따르면 태풍이 한풀 꺾인 지난 24일 마카오 곳곳의 침수 도로에는 파도에 휩쓸린 바닷물고기들이 들어왔다. 당시 도시에는 허리케인급 강풍이 몰아쳤으며, 최고 등급인 10호 태풍 경보가 발령됐다. 이로 인해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고 대피령까지 내려졌다.
태풍이 지나간 후 물이 빠지기 시작하자 주민 수백 명이 거리로 나와 물고기 잡기에 나섰다.
영상에는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찬 도심에서 주민들이 그물, 어망, 심지어 가방까지 활용해 물고기를 잡는 장면이 담겼다. 일부는 인큐베이터 같은 황당한 도구를 들고나오기도 했다.
또 팔뚝만 한 물고기들을 쫓아다니며 맨손으로 잡으려는 주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한 청년은 직접 낚아 올린 물고기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환호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이를 "태풍이 만든 비현실적 장면"이라고 전했다. 보기 드문 이 장면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화제를 모았다.
앞서 초대형 태풍 라가사가 지난 24일 대만을 강타해 17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 50명이 발생했다. 대만 남쪽을 지나간 태풍은 홍콩과 마카오, 필리핀에도 피해를 끼쳤다.
대만중앙통신(CNA) 등에 따르면 23일 오후 라가사의 영향으로 대만 동부 화롄현 마타이안시의 언색호가 범람해 약 6000만 톤의 물이 인근 마을을 덮쳤다. 이로 인해 마을 전체의 건물 1층이 물에 잠겨 17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다쳤다.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휴교령이 내려지고 항공편이 취소됐다.
필리핀에서도 최소 1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중국 광둥성에서는 100만 명이 넘는 주민이 긴급 대피했으며 학교와 공장, 지하철과 철도 운행도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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