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이서를 꿈꾸던 자상한 아빠이자 성실한 남편이던 50대 가장이 장기기증으로 2명에게 새 삶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이삼열)은 지난 5월 16일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이근정씨(56)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2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돼 떠났다고 26일 밝혔다. 이 씨는 5월 14일, 퇴근 후 자택에서 쉬던 중 두통을 느끼며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 씨는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양측)을 기증하여 2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가족들은 이 씨가 어려운 사람을 보면 늘 먼저 나서서 도움을 주는 따뜻한 사람이었기에 삶의 마지막에도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4형제 중 둘째로 태어난 이 씨는 어린 시절부터 차를 좋아하여 카레이서가 되길 원했고, 이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 꾸준한 노력으로 현대자동차에서 신규 차량 성능을 시행하는 일을 했다.
이 씨는 정확하고 맡은 일에는 책임성이 강했으며 정의감이나 도덕성이 높아 주변에 힘든 사람을 보면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먼저 손길을 내미는 사람이었다. 집에서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일찍 여의어서 자녀들에게 더 많은 것을 주려고 노력하는 자상한 아빠이자, 가족을 늘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성실한 남편이었다.
이 씨의 아내 장혜임 씨는 "당신이 갑자기 떠나고 나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함께 했던 시간 동안 더 잘해주지 못한 게 미안해. 한 번만 꿈에서라도 나와서 "나중에 다시 만나자"라고 말해주면 소원이 없겠어. 하늘에서 편히 잘 쉬고, 사랑하고 사랑해."라고 말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또한, 가족들은 이 씨의 장기기증을 통해 새 삶을 살게 된 수혜자들이 건강을 회복하여 잘 지내길 바라며,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널리 퍼져 이식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내주신 기증자 이근정 님과 유가족분들의 따뜻한 사랑에 감사드린다"면서 "기증자와 유가족의 사랑이 다른 생명을 살리는 희망으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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