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올해 2분기 4%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수입 감소로 상품 무역적자가 크게 축소된 데다 소비 회복에 힘입어 예상치를 뛰어넘는 경기 확장세를 보였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는 전기 대비 연율 3.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앞서 발표된 잠정치(3.3%)보다 0.5%포인트 높고, 로이터 전망치(3.3%)도 웃돈다. 미국은 GDP 성장률을 속보치·잠정치·확정치로 세 차례 발표하는데, 속보치 3.0%에서 잠정치 3.3%로 상향된 데 이어 확정치에서 다시 큰 폭으로 높아졌다.
반면 1분기 성장률은 -0.5%에서 -0.6%로 하향 조정됐다.
2분기 성장률 급등에는 무역수지 개선과 소비 확대가 주효했다. 미국 GDP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실질소비지출은 2.5% 늘어나 잠정치(1.6%)와 1분기(0.5%)보다 크게 높아졌다.
특히 민간 국내 구매자에 대한 최종 판매 증가율도 1.9%에서 2.9%로 상향 조정됐다. 이 지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주요 수요 지표로 주목한다.
수입 감소는 GDP 개선의 주요 동력이었다. 기업들이 지난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1분기 선제적으로 재고를 확보하면서 수입이 급증했지만, 4월부터 전 세계에 대한 10% 기본관세 발효로 수입이 줄어 성장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물가 상승률은 소폭 상향됐다. Fed가 가장 중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2.6%로, 잠정치(2.5%)를 웃돌았다. 다만 1분기와 2분기 GDP 수치가 수입의 급격한 증감에 영향을 크게 받은 만큼, 경제의 건전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무역 정책 불확실성 속에 하반기 성장률이 둔화되며 연간 성장률이 1.5%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망했다.
그럼에도 소비자와 기업이 관세 정책에 적응하면서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예상도 있다. 미국 경제 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전망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GDP 나우는 3분기 성장률을 3.3%로 전망했다.
미국이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졌다. Fed는 노동시장 둔화를 우려해 지난 17일 기준금리를 연 4.0~4.25%로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제롬 파월 Fed 의장을 비롯해 당국자들은 향후 추가 인하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미 국채 금리는 소폭 상승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4.17%,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63%로 전거래일 대비 각각 2bp(1bp=0.01%포인트), 3bp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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