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진출 핵심은 인사 현지화"…북미 HR컨설팅 전문가의 조언

김성수 에이치알캡 대표 발표
"조지아 사태, 파견 관행 한계 드러나"
현지화 인력 거버넌스 확충 등
궁극적인 대책 마련 필요성 제시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 인력 구금 사건을 계기로 우리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인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전직원의 비자 관리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현지 중심 인력 파이프라인을 확충해 주요 업무를 주도할 수 있도록 체계를 전환하는 방식 등이 제시됐다.


북미 최대 아시안계 글로벌 HR컨설팅 기업 대표이자 전 LG그룹 미주지역본부 인사총괄인 김성수 에이치알캡 대표는 25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미국 진출 기업의 현지화 가이드 및 토탈 HR솔루션 세미나'에서 "기업의 현지화 전략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고,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 인력 구금 사건을 계기로 마련됐다. 특히 단기 파견 중심의 인력 운용 방식만으로는 현지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우리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인사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전문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준비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와 각 기업의 노무·인사 담당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북미 최대 아시안계 글로벌 HR컨설팅 기업 대표이자 전 LG그룹 미주지역본부 인사총괄인 김성수 에이치알캡 대표가 25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미국 진출 기업의 현지화 가이드 및 토탈 HR솔루션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박준이 기자.

북미 최대 아시안계 글로벌 HR컨설팅 기업 대표이자 전 LG그룹 미주지역본부 인사총괄인 김성수 에이치알캡 대표가 25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미국 진출 기업의 현지화 가이드 및 토탈 HR솔루션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박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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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미국으로부터 현지 고용을 확대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이번 비자 문제로 한국 기업들은 현장 인력을 채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으며 결과적으로는 고용 비용이 증가하고 공사 일정이 지연되는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김 대표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비자 위반이 아니라 현재까지의 인력 기반 부족과 관행화 돼 온 직원 단기 파견 의존이 맞물린 구조적인 리스크의 표준"이라며 "파견 관행의 한계를 드러냈고 현지 언론이나 정치권, 노동계의 주목 속에 단기 파견 중심 모델은 이제 더 이상 지속 불가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북미 최대 아시안계 글로벌 HR컨설팅 기업 대표이자 전 LG그룹 미주지역본부 인사총괄인 김성수 에이치알캡 대표가 25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미국 진출 기업의 현지화 가이드 및 토탈 HR솔루션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박준이 기자.

북미 최대 아시안계 글로벌 HR컨설팅 기업 대표이자 전 LG그룹 미주지역본부 인사총괄인 김성수 에이치알캡 대표가 25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미국 진출 기업의 현지화 가이드 및 토탈 HR솔루션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박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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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기업들은 임시방편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내외 한국 기업들은 반드시 필요한 출장만을 승인해주고 나머지 인력은 온라인으로 배치하고 있다. 또 직원들에게 목적에 맞는 비자를 적용할 것을 권고하고 비자와 관련한 사전 교육을 강화시키고 있다.


김 대표는 보다 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현지 인력 파이프라인과 위기를 관리하는 경영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로는 출장 비자 사전 교육 체험, 심문 관리를 통한 안정화가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현지 채용 인력 육성, 비전 업무 전담 체계를 갖춘 '현지화 인사 거버넌스'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70~90%의 기업들이 현지화에 대한 준비가 없어 해외 진출에 실패한다"며 "초기 1년 만에 20%가 실패하고, 5년을 넘는 기업이 50%가 안 된다. 5년 만에 해외 진출에 실패하고 돌아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지 기반의 독립적인 운영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비자 관리 시스템 체계 구축 ▲현지화 기반 인사 거버넌스 확보 ▲위험 관리 및 대응 체계 수립 등을 제시했다.


특히 비자 관리와 노동·법규 준수를 포함한 컴플라이언스 관리가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실제로 현장에는 근로자마다 직무와 체류 기간이 달라 E-2(투자자), L-1(주재원), H-1B(전문직 취업), B1·ESTA(단기 방문) 등 다양한 비자가 혼용되고 있으며, 요건과 승인 절차가 달라 체계적 관리 없이는 리스크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우선 데이터 관리를 기반으로 직원 채용 시 신원을 검증해 위험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양한 종류의 비자 취득 경로를 확보해 위험을 분산하고, 협력사 계약 단계에서 법적 책임을 분담하고 준수 의무를 명문화해 원청 기업이 떠안는 위험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직원의 비자 상태와 체류 현황, 공정 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인사 관리 시스템 '대시보드'와 비자 추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현지 인력 채용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초기에는 본사 주재원이 기술 전수를 담당하고, 운영·법규·대외 관계는 현지 리더십으로 전환하는 '듀얼 리더십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채용·평가·복상·노무 위험 대응까지 아우르는 현지화 운영 매뉴얼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기 6개월은 안정화, 6개월 이후부터 24개월까지는 현지 인력 비중을 확대하고 교육기관과 협력해 현지 핵심 인력 육성과 데이터 기반의 인사 시스템 내재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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