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모바 Z60 울트라 롤러…8cm 문턱 넘는 '반려 로봇청소기'

모바 'Z60 울트라 롤러' 써보니
최대 8㎝ 문턱을 넘는 로봇청소기
카펫 자동 인식해 물걸레 차단
섬세한 장애물 인식, 모서리 청소도

이제는 '5대 이모님'으로 불리며 필수 가전이 된 로봇청소기. 최근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중국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넓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가전업체 모바는 지난달 한국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브랜드다. 모바가 야심차게 내놓은 로봇청소기 신제품 'Z60 울트라 롤러'를 3일간 직접 체험해봤다.


Z60 울트라 롤러의 첫인상은 타사의 로봇청소기 제품군처럼 깔끔한 외형이었다. 흰색과 검정색의 두가지 색으로, 물걸레를 자동으로 세척해주는 '베이스 스테이션'까지 하나의 색으로 통일돼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았다. 다만 스테이션까지 포함하면 가로 42㎝, 세로 43.5㎝로 전자레인지 정도의 넉넉한 여유 공간이 필요했다.

모바 로봇청소기 'Z60 울트라 롤러'. 사진 박준이 기자.

모바 로봇청소기 'Z60 울트라 롤러'. 사진 박준이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가장 먼저 자사 앱인 '모바홈'을 다운받아 제품에 부착돼 있는 큐알코드를 인식해 제품을 등록했다. 제품을 등록하고 나니 앱이 GPS를 인식해 집의 내부 구조와 가구, 장애물들을 도면으로 구현했다. 앱을 통해 실제 로봇청소기가 집 안을 움직이는 경로와 어떤 장애물에 부딪혀 청소를 하지 못했는지 등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었다. 집의 구조를 보고 먼저 청소를 하고 싶은 구역을 직접 지정해 청소 순서를 정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모바홈' 앱을 통해 집 내부 구조를 인식한 모습. 'Z60 울트라 롤러'가 청소를 한 궤적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사진 박준이 기자.

'모바홈' 앱을 통해 집 내부 구조를 인식한 모습. 'Z60 울트라 롤러'가 청소를 한 궤적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사진 박준이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청소를 시작하기 전 앱을 통해 다양한 청소 선호도를 설정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카펫을 청소할 때 카펫이 젖지 않도록 걸레 커버를 닫거나 물걸레질 작업 중 벽 모서리를 따라 청소할 때 로봇 청소기가 자동으로 물걸레 패드를 바깥으로 돌리는 기능 등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었다. 이밖에도 ▲청소모드 ▲흡입력 ▲물기 정도 ▲경로 등 상세한 맞춤 설정이 가능했다.


모바 로봇청소기 'Z60 울트라 롤러' 베이스 스테이션 속 정수 물통과 세척 후 오수가 배출되는 통. 사진 박준이 기자.

모바 로봇청소기 'Z60 울트라 롤러' 베이스 스테이션 속 정수 물통과 세척 후 오수가 배출되는 통. 사진 박준이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설정을 완료한 후 스테이션 내부에 있는 물통에 물을 채웠다. 그 다음 본체의 전원 버튼을 켜니 베이스 스테이션에서 물걸레를 자동 세척하는 기능이 작동됐다. 스테이션 내부에는 240㎖ 용량의 물통이 두 개가 탑재돼 있는데 한쪽에는 깨끗한 물을 채우고, 다른 한통에는 청소 후 차오르는 오수를 가끔씩 비워내기만 하면 됐다. 로봇청소기가 집 안을 청소하며 돌아다니다가 가끔씩 스테이션에 넣고 재충전과 세척을 자동으로 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Z60 울트라 롤러에는 음성 인식 기능도 탑재됐다. 로봇청소기를 향해 '헤이 모바(Hey, MOVA)'라고 부르면 "저 여기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그 다음엔 물걸레 세척, 청소 시작 등을 직접 지시할 수 있었다. 한국어를 비롯해 중국어, 영어 등 언어 설정도 가능했다. 하지만 실제 사용했을 때 헤이 모바 외에는 청소를 시작해달라는 명령어를 잘 듣지 못하고 다른 지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웠다.


지난달 모바가 기자간담회에서 선보인 Z60 울트라 롤러는 8㎝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스텝마스터' 기능으로 화제를 모았다. 중국 가전업체인 드리미와 함께 상용화된 제품군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의 문턱을 넘는 것이다. 실제 Z60 울트라 롤러를 사용해보니 높이가 있는 장애물과 카펫트 등을 자동으로 인식해 쉽게 넘어갔다. 장애물의 높이를 인식한 후 앞발처럼 생긴 지지대가 나와 각도를 틀어, 마치 앞발을 들고 이동하는 것처럼 움직였다.


'Z60 울트라 롤러'가 '스텝마스터' 기능으로 높이가 있는 물체를 넘어서는 모습. 사진 박준이 기자.

'Z60 울트라 롤러'가 '스텝마스터' 기능으로 높이가 있는 물체를 넘어서는 모습. 사진 박준이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높이가 있는 장애물 이외에 평지에 놓여있는 장애물도 섬세하게 인식했다. 심지어 한번 인식했던 장애물을 곧바로 다른 곳에 위치해도 바로 바뀐 위치를 재인식했다.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알아서 청소를 하다보니 집 안에 '반려 로봇'을 키우는 느낌도 들었다. 너무 많은 장애물이 있을 경우 해당 공간 자체에 진입을 못하기 때문에 청소를 위해선 바닥에 놓인 물건들을 어느 정도 치우고 로봇청소기를 작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모서리가 있는 공간에서는 집게다리 모양의 '외팔보 암'이 길게 나와서 청소를 하는 점도 좋았다. 웬만한 먼지, 머리카락, 작은 이물질들은 대부분 청소가 됐다. 테이블 아래에 놓여있는 이물질들도 긴 다리를 통해 모두 제거할 수 있었다. 장애물이나 가구를 모두 치울 수 없기 때문에 로봇청소기로 구석까지 모든 공간을 청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평소 바닥에 먼지와 이물질이 쌓이지 않도록 하는 전반적인 청소에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Z60 울트라 롤러'의 집게다리 모양의 '외팔보 암'이 나와서 청소를 하는 모습. 사진 박준이 기자.

'Z60 울트라 롤러'의 집게다리 모양의 '외팔보 암'이 나와서 청소를 하는 모습. 사진 박준이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로봇청소기가 카펫 위에 올라갔을 때는 카펫을 새로 인식해 먼지를 흡입하는 소리가 들렸다. 모바 측은 '오토 쉴드 기능'이 있어 카펫을 감지하고 물걸레를 들어올린 후 차단판이 펼쳐져 습기를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청소기를 사용하는 가장 큰 장점은 평소 귀찮게만 느껴지는 바닥 물걸레 청소를 수시로 대신해준다는 것이다. 청소 구역과 순서만 설정해두면 알아서 돌아다니면서 먼지 청소와 물걸레 청소를 해주었다. 바닥에 되직한 요거트를 흘려봤더니 Z60 울트라 롤러가 여러번 왔다갔다 하면서 모두 닦아냈다.


'Z60 울트라 롤러'가 바닥에 흘린 이물질을 닦아내는 모습. 사진 박준이 기자.

'Z60 울트라 롤러'가 바닥에 흘린 이물질을 닦아내는 모습. 사진 박준이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무엇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소비자의 마음을 공략하는 기능들이 눈에 띄었다. 앱 설정에서 반려동물의 유무를 선택하면 움직임을 포착해 직접 피해가면서 청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기기에 부착된 카메라 기능을 켜면 외출을 했을 때 홈캠처럼 집안을 살펴볼 수도 있다. 카메라 화면 하단에는 반려동물을 인식하는 버튼과 반려동물에게 말을 거는 버튼이 있어 원격 소통도 가능했다. 반려동물 냄새 제거용 전용 세척액을 구매하면 얼룩과 냄새를 모두 제거하는 전용 청소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타사 제품군처럼 카메라 기능이 탑재된 만큼 보안에 취약할 가능성이 우려되기도 했다. 보안이 걱정되는 사용자의 경우 카메라 기능 작동 전 해당 기능 '사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버튼을 선택하면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제품 뿐 아니라 로봇청소기 제품군 전체가 지닌 위험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로봇청소기를 사용하려면 감수해야 할 지점일 것 같다. 카메라 사용이 괜찮은 사용자는 앱을 통해 로봇청소기를 회전하거나 직접 조종해 움직이도록 할 수 있다.


'모바홈' 앱을 통해 집 내부 청소 중 카메라 기능을 켠 모습. 사진 박준이 기자.

'모바홈' 앱을 통해 집 내부 청소 중 카메라 기능을 켠 모습. 사진 박준이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문턱 넘기, 물걸레 청소, GPS 인식 등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만큼 가격은 착하지 않았다. 출시가는 무려 178만원대다. 그러나 집 안에 문턱 등 장애물이 있고, 넓은 면적의 바닥에 물걸레 청소를 간편하게 하고 싶은 소비자라면 다양한 기능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군에 도전해볼 만 한 것 같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