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률(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과 자살자 수가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률과 자살 사망자 수는 역대 네 번째로 컸다. 특히 40대에서 자살이 암을 제치고 사망원인 1위로 올라선 것은 처음이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4년 사망 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률은 29.1명으로 전년보다 6.6% 증가했다. 자살 사망자 수(1만4872명)도 전년보다 894명(6.4%) 늘어나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브리핑에서 "자살률과 자살자 수 모두 2011년 이후 최대이고, 역대로는 4번째로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계청에서 구체적인 원인 분석은 어렵지만, 2024년 발간된 자살 예방백서에 따르면 원인으로는 정신적, 육체적 문제가 가장 컸던 것으로 파악됐고, 그다음으로 경제생활과 육체와 질병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연령별 사망원인을 보면 10대부터 40대까지는 자살이 1위, 50대 이상은 암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40대는 지난해까지는 암(25.9%)이 1위였으나 올해는 자살이 이를 추월하며 최다 사망원인으로 기록했다. 40대에서 자살이 1위를 차지한 건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40대 자살률은 36.2명으로 전년(31.6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30·50대 역시 자살률이 크게 상승했다. 30대는 전년 26.4명에서 30.4명으로, 50대는 31.6명에서 36.2명으로 상승했다.
2024년 전체 사망자 수는 35만8569명으로 전년보다 6058명(1.7%) 증가했다. 고령화 추세로 80세 이상 사망자가 전체의 54.1%를 차지했는데, 10년 전보다 15.3%포인트 늘었다. 전년 대비 연령별 사망자 수는 1~9세(-1.3%), 10대(-3.9%), 20대(-4.6%)에서는 감소하고 30대 이상은 증가했다.
사망원인별로는 암, 심장질환, 폐렴이 여전히 3대 사인을 형성하며 전체 사망의 42.6%를 차지했다. 전체 사망자의 24.8%는 암으로 사망했고, 암 사망률은 10만명당 174.3명(전년 대비 4.5%↑)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폐암·간암·대장암이 상위를 차지했다.
고령층에서는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사망이 급격히 늘었다. 치매 사망자 수는 1만4978명으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치매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29.3명으로 전년보다 1.5명 증가했고, 성별로는 여성 39.5명으로 남성의 2.1배였다. 지난해 알츠하이머병 사망률은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 통계청은 "추세적으로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알츠하이머 사망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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