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이어 세탁건조기도 상륙…"韓 간파했다" '덩치' 키워 주류 노리는 中가전[중국의 공습]

10월말 로봇청소기 대거 출시
에코백스도 10월 신제품 출시
로보락도 올인원 세탁건조기 준비
中 가전, 소형→대형 공세 확대

우리나라를 겨냥한 중국 가전기업들의 공습이 다음 달을 기점으로 더욱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확고한 입지를 다진 로봇청소기와 소형 가전을 발판 삼아, 이젠 중국 기업엔 '난공불락(難攻不落)'으로 여겨졌던 대형 가전에서도 우리 기업들과 한판승부를 할 채비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어 우리 업계에선 긴장감이 감돈다.


CES 2025에서 신제품 디봇 X11을 발표하고 있는 에코백스 데이비드 첸 CEO. 에코백스 제공

CES 2025에서 신제품 디봇 X11을 발표하고 있는 에코백스 데이비드 첸 CEO. 에코백스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

2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우리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중국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 로봇가전 기업 '에코백스'는 다음 달 로봇청소기 신제품들을 우리나라에서 동시에 출시한다. '디봇 X11'은 세계 최초로 '파워 부스트'란 기술을 탑재해 배터리 지속시간을 늘린 제품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수영장 전용 로봇청소기인 '울트라마린', 창문용 로봇청소기 '윈봇 W2S', 'W2S 옴니'가 글로벌 시장에 나온다.

로보락은 올 하반기에 우리나라에서 대형가전의 대표 격인 세탁기에서 경쟁의 불을 지필 태세다. 올인원 세탁건조기 신제품 '제오X'가 출시된다. 이 제품은 세탁 11㎏, 건조 6㎏의 넉넉한 용량과 깊이 594㎜의 슬림한 디자인으로 좁은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로보락은 이 제품이 저온 건조 시스템을 갖춰 민감한 의류도 37~50°C의 낮은 온도에서 섬세하게 건조해줄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TCL, 하이센스 등 중국 TV 업체들이 대형 제품들의 출시를 검토하고 있고 드리미는 음식물처리기, 드라이기 등 각종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추석 명절을 지나 결혼 혼수와 졸업, 입학 등 선물을 위해 가전제품을 찾은 소비자들이 대거 몰리는 연말에 이르면 이 시점에 맞춰 중국 가전의 공세도 더욱 두드러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업계에선 한중 간 가전 경쟁이 이미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기업들은 2000년대부터 올해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가전에 집중해 왔다. 대형에선 삼성전자, LG전자 등 우리 기업들의 영향력이 상당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기 때문에 나온 전략적 행보였다.


이후 중국은 소형가전을 통해 조금씩 높아진 기술력을 입증하고 한국 시장의 특성을 간파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봇청소기 시장에선 이미 중국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했고 소형 가전에 대한 우리 소비자들의 수요도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 소비자들에 익숙한 우리 인물들을 활용한 마케팅을 통해 중국의 '저가' 이미지를 희석하고 반감도 줄였다. 그런 가운데서 기술력도 어느 정도 입증받았다는 평가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로봇청소기 같은 소형 제품으로 입지를 다진 뒤 점차 대형가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저가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해 마케팅과 사후서비스망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제품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