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던 서울 은평구 '힐스테이트 메디알레'가 분양 4개월 만에 완판(완전판매)에 성공하며 '서울 신축 불패' 공식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주변 시세보다 2억원~3억원 높은 가격과 저층 위주 일반분양이라는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라는 호재와 서울 신축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2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은평구 대조동 일대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는 최근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 잔여 물량을 모두 소진하며 계약률 100%를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지는 지난 5월 분양 당시 평균 11대1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분양가 논란으로 청약 당첨자들의 계약 포기가 잇따르면서 일반분양 483가구(51·59·74㎡) 중 108가구가 무순위 공급으로 풀렸다.
이 단지 전용 74㎡ 분양가는 12억7000만~13억7000만원으로 책정 돼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2억~3억원가량 비쌌다. 평당 4500만원 수준으로 은평구 역대 최고 분양가였다. 여기에 74㎡ 일반분양 물량이 모두 3층 이하의 저층 물량이라는 점, 채광 조건이 좋지 않다는 지적도 겹쳤다. 그러나 미계약분이 순차적으로 소진되면서 결국 4개월 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비슷한 시기 분양한 '고척 푸르지오 힐스테이트'가 두달여 만에 완판된 것과 비교하면 시간이 더 걸렸지만, GTX-A 노선의 연신내역 역세권이라는 교통 호재가 뒷심을 발휘하는데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 형성되고 있는 '불장(불타는 장세)' 분위기도 완판에 힘을 보탰다. 최근 한강벨트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속출하면서 수요자들 사이에서 "지금 사지 않으면 더 비싸진다"는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서울 공급 절벽' 전망도 신축 수요를 자극했다. 하나증권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54%는 준공 20년 이상이다.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가 22%, 20~30년이 32%를 차지한다. 2015년만 해도 20년 이상 비중은 36%였지만, 신축 공급 지연 속에 2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서울 신축 불패'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고 평가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서울 공급 물량이 앞으로 절벽일 것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에 '지금 무조건 사야된다'는 심리가 완판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신축에 대한 시장의 강력한 믿음이 또 다시 입증된 것"이라고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