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카페]"다시 돌아갈래" 달라진 카카오톡에 호불호 극명

친구탭 기능 논란…피로감 호소
"AI기능 아직 눈에 띄는 것 없어"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23일 '이프(if) 카카오 2025' 개최 자리에서 카카오톡의 개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23일 '이프(if) 카카오 2025' 개최 자리에서 카카오톡의 개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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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의 개편이라고 해서 업데이트했는데, 다시 구버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월간이용자수(MAU) 5000만명에 달하는 국내 1위 메신저 '카카오톡'의 변신에 이용자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23일 '이프(if) 카카오 2025' 개최 자리에서 "유례없는 개편"이라며 "사용자 목소리에 주목했다"고 소개했지만 정작 업데이트를 마친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개편에서 논란이 뜨거운 부분은 '친구탭'이다. 과거 간단히 친구 목록이 나열됐다면 개편 후에는 피드형 사용자환경(UI)을 도입해 친구의 프로필 변경 내용을 타임라인 형태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피로감이 더해졌다는 반응이 많아졌다. 김수영씨는 "카톡 업데이트를 마쳤는데 2년 전 헤어진 남자친구의 프로필이 화면 가득 노출돼 당황스러웠다"면서 "알고 싶지 않은 친구 프로필 변경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사실 카톡은 업무용으로도 많이 쓰이는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같은 형태로 변하는 게 맞는 건가 싶다"면서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앱) 내 광고 크기도 커졌는데 적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은미씨는 "카톡은 대화 자체에 목적을 둔 앱인데 일부 인스타그램을 표방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본연의 아이덴티티가 희석된 느낌이 있다"면서 "앱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카카오의 고민이 반영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젊은 세대를 위해 숏폼을 채팅방에서 함께 보는 기능이 추가됐으나 호응이 높지 않을 것이란 반응도 나온다.


전날 카카오는 이번 개편의 특징으로 인공지능(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현재 진행된 업데이트 버전에서는 눈에 띄는 AI 기능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는 보이스톡 통화 녹음된 내용 요약에만 AI가 적용된 상태"라면서 "추후 카나나 인 카카오톡, 카나나 대화요약, 카나나 검색, 챗GPT가 적용되면 그때 AI와의 결합이 본격화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AI의 챗GPT 최신 모델인 'GPT-5'를 카카오톡과 바로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다음 달 말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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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업데이트를 마친 이용자의 혹평이 아직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이용자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박상형씨는 "친구들과 카톡 채팅방에서 대화를 하다 업데이트를 먼저 끝낸 아이폰 친구의 불만이 화제가 됐다"면서 "갤럭시 이용자들의 업데이트가 진행 중인데, 굳이 카카오톡을 업데이트해야 하나 싶다"고 전했다. 주요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에서 앱 자동 업데이트를 끄는 방법이 확산하고 있을 정도다. 다만 이번 개편에서 메시지 발송 후 24시간 내 수정할 수 있는 기능이나 음성 통화 기능인 보이스톡에 녹음 기능을 추가한 것은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대대적 변화를 예고했으나 부정적 반응이 쏟아지면서 카카오 내부서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이용자의 반응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업데이트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고, 다음 달 챗GPT 적용으로 AI 기능이 추가되는 만큼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서비스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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