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명단에 이름 오르자 '버럭'…"난 빼줘" 검소한 회장님 일화 재조명

쉬나드, 부의 양극화 지적하며 명단 거부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를 세운 이본 쉬나드(86) 회장이 자신의 이름이 억만장자 명단에 오르자 화를 내며 자신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세계적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를 창립한 이본 쉬나드. 파타고니아 홈페이지

세계적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를 창립한 이본 쉬나드. 파타고니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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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미 포춘지는 뉴욕타임스(NYT) 기자 데이비드 겔레스의 신간 '멍청한 억만장자'(Dirtbag Billionaire)를 인용해 2017년 포브스 억만장자 명단에 올랐던 당시 쉬나드 회장이 보인 반응을 전했다.

책은 쉬나드 회장이 억만장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자 "정말 화가 났다. 나는 은행에 10억 달러를 보유하지도 않았고 고급 차를 타는 것도 아니다"며 격하게 반발했다고 언급했다.


평생 암벽 등반가로 살아온 그는 차 안이나 야생에서 흙바닥에서 잠을 자고, 하루 1달러로 생활했다. 쉬나드 회장은 간혹 찌그러진 고양이 캔을 먹을 정도로 검소한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억만장자가 된 것이 자랑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쉬나드 회장은 심화되는 부의 양극화를 문제 삼으며 이를 '정책 실패'(policy failure)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자신의 이름이 포브스 명단에 오르지 않도록 직원들에게 조치를 부탁하기도 했다.

다만 30억달러(4조1860억원) 규모의 회사를 매각하거나 기업공개(IPO) 하는 방법은 고려하지 않았다. 회사를 팔면 자산은 많지만 실제 현금으로 억만 달러를 갖게 되는 만큼 자신의 목적에 맞지 않았고, 상장 역시 "주식을 공개하면 회사에 대한 통제권을 잃고 주주를 위한 최대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며 거부했다.


결국 2022년 쉬나드 회장과 그의 가족은 약 30억달러의 상당의 파타고니아 지분을 신탁과 비영리 단체로 이전했다. 연간 1억달러(1395억원)에 달하는 회사 이익을 기후변화 대응과 미개발 토지 보호에 사용하기 위한 취지다. 쉬나드 회장은 당시 NYT에 "최대한 많은 돈을 지구를 지키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려 한다"며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에 영향을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당시 결정을 단순한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보기도 했지만, 쉬나드 회장은 "억만장자 지위를 벗어나기 위한 이상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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