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가치가 달러를 제외한 주요국 통화 대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스위스프랑 대비 엔화 환율은 지난 18일 한때 187엔대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 대비 엔화 환율도 19일 외환시장에서 174엔대까지 오르며 작년 7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175엔대에 근접했다.
영국 파운드, 브라질 헤알, 멕시코 페소 대비 엔화 환율도 높은 수준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다만 달러 대비 환율은 지난해 7월 161엔대까지 상승했으나 최근에는 147엔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엔화 약세의 주된 요인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와 불투명한 일본 정세가 꼽힌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지난해 7월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급등한 원인으로 지목됐으나,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같은 달 금리를 올리면서 움직임이 저조해졌다. BOJ는 올해 1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이다. 이에 최근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세와 관련해서는 야당 대부분이 소비세 감세 등 재정 확장 기조에 찬성하고 있다는 점이 엔화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내달 4일 선출되는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가 총리로 취임하더라도 여소야대 구도 상황에서는 재정 확장을 바라는 야당 의견이 국정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본 금융업계에서는 BOJ의 대폭 금리 인상이나 대외 직접투자 확대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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