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실신했다 깨어난 뒤 자신이 실제 나이보다 26년 젊다고 믿게 된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원인은 뇌종양으로 인한 기억 착각 현상이었다.
지난 18일 영국 더 미러 등 현지 매체들은 플리머스에 거주하는 글렌 릴리(67)가 겪은 이야기를 보도했다.
릴리는 2021년 자택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났다. 당시 그는 자신이 41세라고 확신했고 성인이 된 자녀들도 여전히 10대로 여기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손주가 다섯 명이나 있었다.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릴리의 뇌에서는 자몽 크기 종양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치료하지 않으면 6개월 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릴리는 "충격적이고 두려웠다"며 "이미 2017년부터 이명과 어지럼증을 호소했지만 당시에는 종양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의료진은 당시 포도알 크기였던 종양이 몇 년 새 급격히 자란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해 9월 릴리는 플리머스 데리포드 병원에서 11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이로 인해 생명은 건졌지만 부분적인 청력 상실과 시력 저하, 만성 두통 등 후유증이 남았다. 릴리는 "종양이 다시 자랄 수 있어 방사선 치료가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나는 벌써 4년째 생존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현재 릴리는 '브레인 튜머 리서치' 등의 행사에 참여하며 뇌종양 환자 지원과 연구 기금 마련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뇌 속에서 비정상적으로 자라는 세포 덩어리인 뇌종양은 양성과 악성으로 구분된다. 양성 종양이라도 커지면 두통·시력 저하·발작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악성 종양은 흔히 뇌암으로 불리며 성장과 전이가 빨라 생명을 위협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지속적인 두통, 구토, 기억력 저하, 언어·운동 장애, 시각 및 청각 문제 등이 있으며, MRI나 CT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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