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유엔(UN) 총회 참석을 계기고 22일부터 26일까지 미국 뉴욕을 방문한다. 이 기간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고위급회기 7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서고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토의도 주재한다. 또한 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 정상회담을 가졌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회담을 열지 않고, 프랑스·이탈리아 정상들을 만나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19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위 실장은 "도착 첫날인 현지시간 22일 이 대통령은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의장 겸 블랙록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AI)·에너지 전환과 관련한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미 상·하원 의원단을 접견해 한미관계 발전을 위한 의회 역할을 당부할 계획"이라며 "저녁에는 동포간담회 참석해 여러 세대 걸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뉴욕 한인사회 동포와 시간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23일에는 유엔총회 고위급회기 기조연설을 한다. 이 대통령은 7번째로 기조연설에 나서게 되는데 전 세계 정상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각국 정부가 대외 정책을 천명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 통해서 '민주 대한민국 복귀'를 선언하고 한반도 정책 등 우리 정부의 외교 비전 제시할 계획"이라며 "또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이뤄나가기 위한 한국의 기여 방안에 대해서도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목이 집중됐던 2차 한미정상회담 성사 여부와 관련해서는 위 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약식회담 등의 성사 전망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있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이번 순방에서 관세 협상에 대한 조율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 위 실장은 "각료와 실무자급에서 계속 조율해야 하는 사안이다. 정상 간 논의는 그 다음"이라며 이번 방미에 한국의 대미협상팀은 동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는 근래에 회담한 바 있다. 10월에도 회담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이번에는 일정이나 여건이 복잡해 계획하지 않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10월 회담' 가능성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가능성도 열려있고, 시 주석이 방한한다면 양자 회담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어 23일 오후에는 이 대통령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과 면담을 갖고 글로벌 현안 대응에서 유엔 중심의 다자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대화와 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사무총장에게 지지를 당부할 계획이다. 저녁에는 미국 조야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만찬을 하며 한미관계 발전방안에 대한 제언을 듣고 의견 나눈다.
특히 24일 오후 3시에는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AI와 국제평화 안보'를 주제로 개최되는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모두의 AI'라는 기조 하에 국제사회의 평화, 번영을 위한 공동대응 논의를 주도할 계획이다. 25일 오전에는 월가에서 우리나라와 미국 월가의 경제 금융계 인사들이 참석하는 '대한민국 투자 서밋' 행사를 갖는다. 이 대통령은 주요 글로벌 핵심 투자자들을 만나서 우리 정부의 경제정책 소개하고 한국에 대한 투자 요청할 계획이다. 위 실장은 "이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을 본격적으로 알림으로써 연중 최고가를 경신 중인 한국 증시에도 더욱 활력 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이 이번 뉴욕 방문을 계기로 돌아온 민주 한국,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 위상 제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엔 지원으로 전쟁의 위기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냈고,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성장한 한국이 최근 민주주의 위기 극복하고 돌아와 해방 80주년인 올해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평화·개발·인권 의제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이 민생경제를 중시하는 국정기조를 국제적인 차원에서도 구현하고자 세계경제포럼 의장을 접견하고 대한민국 투자 서밋을 개최해 민생 경제를 챙기는 국정기조를 국제무대에서도 계속한다는 의미도 갖는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번 뉴욕 방문을 계기로 국익중심 실용외교도 가속화할 것으로 봤다. 위 실장은 "유엔사무총장과 G7 주요국인 프랑스·이탈리아를 포함해 우즈베키스탄, 체코, 폴란드 등과 회담 통해 이들 정상과의 유대 강화하고 방산 인프라 등 실질 협력을 논의해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실천에 옮길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실질적 다자무대 데뷔인 이번 방문에서도 민주 대한민국의 국제사회 기여, 주요국과의 양국관계 강화, 한국경제에 대한 국제 신뢰도 제고를 종합적으로 이뤄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