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 무서워 밖에 못 나가"…학교 휴교령까지 내려진 中, 무슨 일

일본 초등생 피습 사망사건 1주기에
일제 만행 '731부대' 다룬 영화 개봉
개봉 첫날 2억명 관람…반일 감정 고조
日, 교민에 주의령…일본인학교 휴교

중국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부대의 만행을 다룬 영화가 개봉한 가운데, 일본 초등생 피습 사망사건 1주기와 맞물리며 반일 정서가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일본인 학교들은 휴교령을 내리거나 보안을 강화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영화 '731', 개봉 반나절 만에 2억명 관람
'731' 영화 상영관에서 중국인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구이저우일보

'731' 영화 상영관에서 중국인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구이저우일보

원본보기 아이콘

18일 중국청년보 등에 따르면 영화 '731'은 만주사변(9·18사변) 발발일인 이날 개봉,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반나절 만에 티켓 판매 수익이 2억 위안(약 390억원)을 넘어섰고, 첫날 예매 인원은 2억명을 넘어섰다. 박스오피스 점유율은 98%를 기록하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자오린산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2차 대전 당시 일본군 731부대가 중국 동북 지역에서 자행한 세균전과 생체실험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수천 명의 중국인과 한국인, 러시아인 등이 목숨을 잃은 비극을 다뤘으며, 방대한 사료 조사를 토대로 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많은 중국 영화관은 이날 9·18을 상징하는 오전 9시18분에 '경보음' 이벤트와 함께 첫 상영을 시작했다. 일본군은 1931년 9월18일 선양의 남만주철도를 폭파한 뒤 중국 군벌 장쉐량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만주를 공격했다. 중국은 이날부터 1945년 9월3일 일본군이 인민해방군에 항복할 때까지 항일전쟁이 이어졌다고 본다.


일본인 사회 초비상…학교 휴교·경비 강화
영화 '731' 포스터. 구이저우일보

영화 '731' 포스터. 구이저우일보

원본보기 아이콘

영화 흥행으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면서 중국 내 일본인 사회는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731이 상영되는 일부 영화관에는 사복 경찰이 배치됐으며 베이징 일본인학교 주변에는 방검복을 입은 보안요원이 서 있다.

특히 지난해 일본인 초등생이 피습돼 사망한 사건의 1주기와 맞물리며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홍콩 성도일보와 HK01에 따르면 선전 일본인학교는 이날 휴교를 결정했고, 상하이 일본인학교는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으며 베이징 일본인학교도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지난해 9월18일 선전 일본인학교에 다니던 10세 학생은 등굣길 교문 인근에서 괴한의 흉기에 찔려 크게 다친 뒤 치료 도중 숨졌다. 당시 사건 발생일이 1931년 일제가 만주 침략 전쟁을 개시한 만주사변(9·18사변) 93주년이어서 증오 범죄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범인은 사형이 선고돼 집행됐으며 그 사실은 지난 4월 중국 당국이 주중 일본대사관에 통보했다. 이 사건은 일본인학교 스쿨버스 흉기 난동 사건 발생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벌어져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일본 정부 "자국민 안전 보장하라"

일본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중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의 안전 보장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특히 올해가 항일전쟁 80주년을 기념하는 해인 만큼 반일 분위기가 확산하는 것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지난 11일 현지 일본 교민들에게 "반일 감정 고조에 주의하고, 어린이를 동반한 외출 시 각별한 예방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