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견종은 같이 못타요" 거절 당하자…애견 버리고 홀로 출국한 견주

단두종 반려견, 비행기 탑승시 폐사 위험 있어
탑승 거부에 반려견 화장실서 익사시키기도

벨기에 공항에서 반려견의 동반 탑승이 거부됐다는 이유로 개를 유기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18일 연합뉴스는 브뤼셀타임스 등 현지 매체를 인용해 브뤼셀 동물보호소인 'SRPA 베웨이드'에 지난주 보호소 문 앞으로 '파코'라는 이름의 아메리칸 불리 한 마리가 배달됐다고 보도했다.

공항서 유기된 아메리칸불리. SRPA 베웨이드 SNS

공항서 유기된 아메리칸불리. SRPA 베웨이드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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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보호소 측은 "공항에서 파코가 비행하기에 위험한 단두종(머리골격과 코가 짧은 종)이라는 이유로 태울 수 없다는 얘기를 들은 견주가 책임감 있는 해결책을 찾는 대신 홀로 떠나기로 하고 택시를 호출해 개만 우리한테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방식으로 동물을 유기하는 건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유기 혐의로 신고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보호소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파코의 사연이 알려지자 견주의 무책임한 행동에 경악했다는 누리꾼의 비판도 이어졌다. 보호소 측은 며칠 뒤 벨기에에 사는 견주의 친척과 연락이 닿았으며 파코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지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이들에게 입양 보냈으며, 견주는 아직도 벨기에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벨기에 현행법에 따르면 반려동물 소유 권한을 합법적으로 포기하려면 신분증을 지참해 보호소에 인계해야 한다. 아울러 대부분 항공사는 아메리칸 불리와 같은 단두종 개와 고양이가 호흡 곤란으로 폐사할 위험이 있어 항공권 예약 단계에서부터 위탁 수화물 운송을 금지한다.

앞서 지난해에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국제공항에서 한 여성이 반려견의 비행기 탑승이 거부되자 화장실에 데리고 가 익사시킨 후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플로리다 올랜도 경찰은 지난해 12월 올랜도 국제공항에서 반려견인 9살 슈나우저를 화장실에서 익사시킨 후 쓰레기통에 유기한 혐의로 앨리슨 로렌스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로렌스는 중대한 동물 학대 혐의로 기소됐고, 최대 5년의 징역형과 1만 달러(약 1460만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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