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갔다가 19명 사망…치사율 95%, 치료제 없는 감염증에 인도 '발칵'

인도서만 올해 19명 사망
치료제 없어 치사율 95%
"예방이 유일한 방어책"

인도 남부 케랄라주에서 '아메바성 뇌수막염'으로 불리는 치명적 감염증이 확산하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에만 19명이 숨졌지만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특히 치사율이 95%에 이르는데다 뚜렷한 치료제도 없어 공포가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아메바성 뇌수막염' 확산…이달에만 9명 사망
수영장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픽사베이

수영장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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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마드야맘, ETV바라트 등에 따르면 케랄라주 보건당국은 최근 병원에서 약 일주일간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티루바난타푸람 출신 52세 여성과 콜람 출신 91세 남성이 각각 아메바성 뇌수막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케랄라주에서는 이달에만 9명, 올해 누적으로는 19명이 사망했다.


당국은 또 아쿨람 수영장에서 감염된 17세 소년이 중환자실 치료 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함께 수영한 또래 3명은 아직 증상이 없으며 계속 관찰 중이다. 현재 소년을 포함해 8명은 대학병원에서 아메바성 뇌수막염 진단을 받은 뒤 치료하고 있으며 당국은 17세 소년의 감염 건과 관련해 수영장의 물 샘플을 채취해 공중보건연구소로 보냈다.

'뇌 파먹는 아메바' 정체는?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화살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홈페이지 캡처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화살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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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바성 뇌수막염은 이른바 '뇌 파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aegleria fowleri)에 감염됐을 때 주로 발병한다. 이 아메바는 따뜻한 민물에 살다가 수영이나 다이빙처럼 물이 코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인체로 침투한다. 이후 뇌까지 올라가 뇌세포를 파괴해 극심한 두통·고열·환각 증상을 일으킨다.


오염된 물을 단순히 마시거나 세탁에 쓰는 것만으로는 감염 위험이 거의 없다. 감염은 주로 얕고 따뜻한 호수, 강, 연못, 우물, 일부 수영장에서 발생한다. 아메바는 대장균 같은 미생물을 먹이로 삼기 때문에 대장균 수치가 높은 곳일수록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정기적인 소독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으로 꼽힌다. 사람 간 전염은 없지만, 대부분 감염 뒤 1~12일 안에 급격히 사망하기 때문에 예방과 치료 모두 쉽지 않다.


치사율 95%…전 세계 공포 확산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은 인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남부, 파키스탄, 호주 등지에서도 꾸준히 발생하며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 치사율은 95%에 달한다.

1962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488건의 발병 사례가 보고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망자는 대부분 미국, 파키스탄, 호주에서 나왔다. 케랄라주의 경우 2016년 이후로 매년 한두 건 정도 발병 사례가 보고됐는데 거의 모두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치명률이 워낙 높아 예방이 사실상 유일한 방어책"이라고 경고한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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