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파 청년 활동가인 찰리 커크가 대학교 강연 중 총에 맞아 숨진 가운데 그가 피살 전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와 함께 찍힌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확산, 두사람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석방을 논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는 조작된 합성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가짜 뉴스'인 것으로 드러났다.
17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커크의 사망 이후 국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한 해당 사진에 대해 "조작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진 게시자는 "찰리 커크가 피살되기 며칠 전 전한길 대표와 만나 윤 전 대통령 구명 운동을 논의했다"며 "이렇게 환한 표정으로 환대까지 하셨는데 커크 대표가 좌파의 총에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전 대표가 매우 원통해 했다고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커크 대표의 유지를 받아 윤 전 대통령 구원에 나설 것을 기도할 때"라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물에는 "전한길이 방탄조끼를 샀다고 한 이유를 알겠다. 커크 대표처럼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많이 걱정된다" "전한길 등 우익 거물들도 이제 위험하겠다" 등 댓글이 달렸다고 AFP는 전했다.
그러나 해당 사진의 원본은 지난 2021년 미국에서 열린 '터닝 포인트 USA' 행사에서 촬영된 것으로, 실제 커크가 소개하는 사람은 전씨가 아닌 카일 리튼하우스였다. 카일 리튼하우스는 인종 차별 항의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한 뒤 배심원단으로부터 무죄 평결을 받은 바 있는 인물이다. AFP는 또 합성에 쓰인 전씨 사진의 출처까지 추적했다. 이는 과거 전씨가 한국사 강사로 활동할 당시 공무원 시험 학원 홈페이지에 등록돼 있던 프로필 사진으로 확인됐다.
앞서 전씨는 지난 1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우파 단체 주최 행사 '트루스포럼'에서 커크 피살 사건을 언급하며 "개인적인 롤모델이었는데 희생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이 행사에 오면서도 누가 총을 들고 오는 것 아닌가 (걱정돼) 150만원짜리 방탄복도 구입했다"며 "언제 출국 금지·구속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국으로 온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전씨의 사진이 합성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6월 전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자유 훈장을 받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SNS에서 확산했다. 그러나 이 역시 조작된 합성 사진으로 드러났다. 당시 AFP통신은 "해당 사진을 실제 장면으로 오인한 일부 사용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내린 훈장이라니, 대한민국의 영웅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타국에서 훈장을 받는 건 자랑스러운 일이지요' 등의 댓글을 남겼다"면서 이 사진이 조작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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