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전 새는 개인정보만 7200만개…기업 이익에 아동 안전은 후순위"[성착취, 아웃]

린다 배링턴-리치 5rights 재단 사무총장 인터뷰
개인정보로 수익 창출하는 디지털 기업들
아동·청소년의 안전은 후순위로 밀려

"이윤을 최우선으로 하고 아동의 프라이버시와 안전은 후순위로 두는 디지털 기업의 선택이 가져오는 대가는 참담하다. 그 부담은 아동, 공동체, 그리고 사회 전체가 져야 한다."


제47차 글로벌 프라이버시 총회 연사로 참여한 린다 배링턴-리치 5rights 재단 사무총장은 17일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아동·청소년의 안전할 권리가 이윤을 중시하는 디지털 기업들에 의해 짓밟히고 있다고 밝혔다. 5rights 재단은 2018년 설립된 국제 비영리단체로 아동·청소년의 삭제할 권리, 알 권리, 안전 및 지원받을 권리, 자발적 사용, 디지털 리터러시 등 5가지가 디지털 환경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린다 배링턴-리치 5rights 재단 사무총장이 17일 열린 제47차 글로벌 프라이버시 총회 아동·청소년 프라이버시 보호 세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그는 20여년 간 인권 분야에서 국제적인 활동을 펼쳐 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린다 배링턴-리치 5rights 재단 사무총장이 17일 열린 제47차 글로벌 프라이버시 총회 아동·청소년 프라이버시 보호 세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그는 20여년 간 인권 분야에서 국제적인 활동을 펼쳐 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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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링턴-리치 사무총장은 아동·청소년들이 접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비디오게임, AI 챗봇, 에듀테크 등이 기업의 이윤 창출만을 목표로 설계돼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동·청소년은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들에 매우 중요하고 거대한 시장이자 목표물"이라며 "평균적으로 13세 전 아동·청소년들에게 7200만개 이상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데, 앱과 플랫폼의 73%가 개인정보로 수익을 창출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의 이러한 선택 때문에 아동·청소년이 성적 학대, 중독 등을 경험하는 비율도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링턴-리치 사무총장은 기업이 아동·청소년의 권리 보호를 아동·청소년과 부모에게 전가해왔다고 꼬집었다. 그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낯선 사람과 대화하지 않도록 지도할 수는 있지만, 디지털 환경에서 자기결정권과 프라이버시를 가진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환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기업의 시스템은 사람들을 온라인에 더 오래 머물고, 데이터를 더 많이 공유하며, 자신을 더 많이 노출하도록 만들어졌다"며 "자율권을 무너뜨리도록 시스템을 설계한 기업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열린 제47차 글로벌 프라이버시 총회 아동·청소년 프라이버시 보호 세션에서 청중들이 배링턴-리치 5rights 사무총장의 연설을 듣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17일 열린 제47차 글로벌 프라이버시 총회 아동·청소년 프라이버시 보호 세션에서 청중들이 배링턴-리치 5rights 사무총장의 연설을 듣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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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rights 재단은 디지털 기업을 변화시키기 위해 정책과 규제, 기술 표준을 만드는 일에 앞장서 왔다.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이들에게 해롭거나 부적절한 콘텐츠 노출을 줄이기 위해 만든 '연령적합설계코드'가 대표적인 예다. 아동·청소년의 권리가 디지털 세계에서도 적용된다는 내용을 담은 '아동권리위원회가 채택한 일반 논평 25호'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아동권리협약에 가입한 196개국은 아동·청소년의 권리 보호를 위해 약속한 조항들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공식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배링턴-리치 사무총장은 "이제는 이러한 법규의 집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면서 "더 많은 국가들이 참여해 일관된 글로벌 기준을 마련하고, 허점을 보완해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 방식을 체계적으로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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