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과 최근 고용 둔화에도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1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8월 소매판매는 7320억달러를 기록해 전월 보다 0.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7월 소매판매 증가율도 기존 0.5%에서 0.6%로 상향 조정됐다. 이로써 소매판매는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8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블룸버그 전망치인 0.2%를 크게 웃돌았으며, 전월(0.6%)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7% 늘어 시장 예상치(0.4%)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업종을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통제그룹)는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근원 소매판매는 국내총생산(GDP) 산출에 반영되는 지표로 음식 서비스·자동차·건축자재·주유소 판매액을 제외한 수치다.
품목별로는 전체 13개 가운데 9개 부문에서 증가세가 나타났다. 온라인 판매점(2.0%), 의류·액세서리점(1.0%), 스포츠 용품·서점(0.8%) 등에서 소비가 늘었는데 9월 신학기를 앞두고 쇼핑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음식 서비스·주점(0.7%), 주유소(0.5%), 자동차·차 부품업체(0.5%)도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잡화점(-1.1%), 가구·주택자재 업체(-0.3%), 건강·개인 관리 업체(-0.1%), 종합 소매점(-0.1%) 등에서는 소비가 감소했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관세 정책 경제 충격 우려로 지난 4~5월 감소세를 보였으나 6월 이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용 둔화 우려에도 소비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소비의 회복력이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소비는 미국 GDP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지표다.
이 같은 소비 지표는 고용, 물가와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Fed는 이날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17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최근 고용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현재 연 4.25~4.5% 수준인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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