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진이 부러진 뼛조각을 단 3분 만에 접착할 수 있는 신개념 의료용 접착제를 개발해 임상 연구 단계에 들어갔다. 기존 금속 고정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CCTV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저장대학교 의과대학 샤오이푸 병원 정형외과 연구팀은 독자 개발한 뼈 접착제 '본-02(Bone-02)'가 다기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 성공적으로 등록돼 150명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을 이끈 판슌우 교수는 "기존 골절 치료는 금속판과 나사로 뼈를 고정하는데 작은 뼛조각은 맞추기 어렵고 수술 시간이 길어졌다"며 "이 과정에서 뼈의 일부가 소실돼 환자 삶의 질에도 악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수년간 과학자와 임상의들이 골 접착 소재 연구를 해왔지만 생물학적 안전성과 액체 환경에서의 접착력이라는 두 가지 핵심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에 판슌우 교수와 연구팀은 '굴'이 물속 구조물에 단단히 달라붙는 원리에 착안해 2016년부터 연구를 시작했으며 수백 회의 실험과 동물 실험을 거쳐 생체 독성 최소화·혈액 환경 내 접착력 확보·수술 편의성 개선이라는 난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했다.
실험 결과 본-02는 최대 180㎏ 이상을 버틸 만큼의 접착 인장력을 보여 금속 고정 장치 대체 가능성이 입증됐다. 특히 혈액이 많은 수술 부위에서도 2~3분 안에 뼛조각을 정밀 고정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생분해성 소재로 제작돼 뼈가 회복되는 약 6개월 뒤 체내에서 자연 흡수된다. 이에 따라 기존 금속 고정술에서 필요했던 2차 수술이 불필요하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손목 분쇄 골절로 본-02 접착제 주입 실험을 받은 환자 한 명은 단 2~3㎝의 최소 절개를 통해 접착제를 주입받았고 3분 만에 골절부 고정이 가능했다. 기존 방법이었다면 큰 절개 후 금속판·나사를 삽입하고 1년 뒤 다시 제거 수술을 받아야 했다. 추적 관찰 3개월 만에 환자의 뼈는 합병증 없이 잘 아물었으며 손목 기능도 완전히 회복됐다.
연구에 참여한 린셴펑은 "본-02는 모든 크기와 신체 부위의 골절, 특히 기존 도구로는 고정하기 어려운 작은 뼛조각의 치료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빠른 접착력과 사용 편의성 덕분에 국방전이나 재난 구호와 같은 특수 상황에서 응급 골절 치료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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