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400' 시대에 변액보험도 잘팔리네…높은 해지율은 과제

국내외 증시 고공행진에 변액보험 인기
변액보험 1~7월 신계약 7만7791건…전년比 22.6%↑
5년 미만 계약 해지율은 34.8%로 높아…원금 손실 가능성 유의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400을 돌파하는 등 증시 훈풍에 변액보험 인기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원금손실 가능성과 보험사의 상품 설계·운용 역량 부족 등의 이유로 해지율도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생명보험협회 통계를 보면 올해 1~7월 변액보험(보장성·저축성) 신계약 건수는 7만779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 늘었다. 신규 계약이 늘면서 초회보험료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1조3828억원으로 전년 동기(8395억원)와 비교해 64.7% 급증했다. 변액보험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 일부를 주식·채권·펀드 등에 투자해 운용 성과에 따라 연금액이나 환급금이 달라지는 상품이다.

올해 변액보험이 주목받은 건 국내외 증시가 상승한 영향이 크다. 전날 코스피는 국내 증시 역사상 처음으로 3400선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서 상승률은 약 42%에 달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도 15% 오르는 등 최근 글로벌 증시의 분위기가 대체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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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전날까지 변액보험이 투자하는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1.5레버리지인덱스재간접형'이 61.8%로 1위를 기록했다. 이 회사 변액보험이 투자하는 '친환경에너지액티브ETF재간접형(61.6%)', '밸류주식형펀드(55.8%)', '모멘텀ETF재간접형(54.4%)' 등의 펀드도 모두 2~4위권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국내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펀드 수익률 순위는 같았다. 그만큼 국내 증시 상승세가 타 국가와 비교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변액보험은 투자 수익률이 좋으면 일반 보험보다 만기 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 성과가 좋지 않으면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변액보험은 상품마다 투자 비중과 사업비 등 구조가 달라 같은 보험료를 내더라도 수익이 달라질 수 있다. 보험사가 변액보험으로 거둬들인 보험료는 크게 저축보험료·위험보험료·사업비로 구분되는데 이 중 저축보험료만 투자된다. 사망보장이 주요 목적인 변액종신은 사업비와 위험보험료 비중이 높아 해지 시 환급금도 그만큼 적다. 변액보험은 10년 이내에 해지할 경우 15.4%에 달하는 이자소득세도 내야 한다.

변액보험은 가입 초기 해지율이 높은 상품이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산규모 상위 9개 생명보험사(NH농협생명 제외)의 변액저축성보험 해지건 가운데 5년 미만 계약 비율이 34.8%에 달했다. 시중에서 노후 대비용 장기상품으로 홍보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환급률도 낮았다. 5년 미만 계약의 평균 환급률은 104.9%였지만 이는 최근 미국 주식 등 기초자산 수익률이 높았던 특수한 결과로 파악됐다. 10년 이상 장기 유지 계약 환급률은 102.1%로 사실상 원금을 돌려받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누적 물가상승률(약 20%)을 고려하면 실질 가치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현재 판매되는 일반 저축보험의 예상 환급률도 103~127%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변액보험으로 고수익을 기대하는 건 한계가 있다. 허 의원은 "보험사의 고비용·저효율 펀드 구성과 상품 설계 역량 부족, 소비자 대상 교육과 정보제공 미흡 등이 변액보험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며 "금융당국이 이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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