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을 생각하면서 제 솔직한 마음을 담아 짧은 개인적인 편지를 써봤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공식 취임사를 발표한 후 종이 한 장을 더 꺼내 들었다. 갑작스러운 조직개편으로 인해 혼란스러워하는 금융위 직원들을 위해 별도로 준비한 편지였다.
이날 이 위원장은 "기관장으로 지명받았을 때 여러분들 떠올리며 설렘이 있었다. 여러분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한국 국민의 비전과 미래를 같이 그려 나갈 그 기대에 마음이 설레었나 보다"면서 "그러나 우리 조직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그런 설렘과 미래만을 이야기하기에는 안타까운 상황인 것도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
수십 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신임 금융위원장으로서 공직에 돌아온 그는 "갑작스러운 조직 개편 소식으로 인해 여러분들이 느끼는 혼란과 두려움, 그리고 각자의 인생 계획, 꿈, 가족의 삶 등에 닥칠 불확실성을 걱정하는 마음과 그 무게를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공직자로서 국가적으로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그 정해진 결정에 따라야 하는 것도 우리의 책무이자 의무다. 엄중한 조직의 모양은 달라질 수 있어도 금융 안정과 발전을 통한 국민 경제에 기여라는 우리가 지금까지 지켜온 가치와 사명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공직자로서 여러분들이 그 책무와 의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잘 뒷받침하는 것이 제 역할에 중요한 부분이고, 또한 그 과정에서 여러분들이 개인적으로 느끼는 그 마음 하나하나 역시 제가 다 관심을 가지고 챙겨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직원들에게 귀 기울이겠다는 방침도 강조했다.
그는 "저는 금융위원회라는 조직을 이끌어갈 큰 배의 선장으로서 고객인 국민들을 안전하게 모셔야 하는 책임과 동시에 함께 항해하는 동료 여러분들 역시 끝까지 보살펴야 할 책무가 있다"고 했다.
또한 "앞으로 여러 일들이 있겠지만 그때마다 저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먼저 듣고 크고 작은 어려움에 세심히 귀 기울이겠다"면서 "짧은 이 글 한장으로 모든 불안이 사라질 수 없다는 것을 잘안다. 하지만 오늘부터 제가 먼저 여러분께 다가가겠다.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풀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이 어려운 시기를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슬기롭게 견뎌낸다면 우리는 더 새로운 모습으로 더 단단해질 것"이라며 "여러분과 항상 함께하는 위원장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직후 기자실을 방문한 이 위원장은 조직개편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의에도 "제일 중요한 건 직원들이 힘들어하고 걱정하고 혼란스러워하니, 수장이 됐으니 직원들을 챙기는 게 책무"라며 "많이 듣고 어떻게 하면 세심하게 챙겨갈 수 있을지 끝까지 살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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