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개발공사가 전북 김제시 새만금 신항만 부지 인근 바다를 메워 조성한 '스마트 수변도시' 첫 주택 분양을 오는 12월 시작한다. 기존 공공개발이 '집부터 짓고 인프라는 나중' 방식이었다면, 이번엔 국제학교와 병원 등 정주 여건부터 조성한 뒤 주택 공급에 나선다. 분양가는 평당 200만원 안팎, 중도금 2년 유예 등 파격 조건도 내걸었다.
권인택 새만금개발공사 투자사업처장은 지난 11일 전북 김제시 수변도시 인근 바람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 대상 현장브리핑에서 "조성 원가가 평당 200만원을 조금 웃돈다"며 "주택 부지 감정평가도 그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는 단독주택 67필지를 302㎡(약 92평)로 나눠 일반 추첨 방식으로 공급한다.
공사는 단독주택 용지와 근린생활용지를 우선 분양해 첫 입주 기반을 마련한다. 단독주택 분양에는 파격 조건을 적용한다. 예컨대 분양가가 2억원일 경우 계약금 2000만원(10%)만 받고, 2년 동안 중도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권 처장은 "수변도시 조성공사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사회 의결을 거쳐 확정할 계획"이라며 "공공기관 토지 공급에 통상 적용되는 무이자 조건을 포함할 예정"이라고 했다.
생활 인프라 확충도 병행한다. 권 처장은 "허허벌판에 단독주택만 지어서는 매력이 떨어진다"며 "기존 공공 개발 방식과는 달리 국제학교와 의료·생활 인프라를 먼저 세워 정주 여건을 마련한 뒤 공동주택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서 제주 국제학교를 유치한 경험을 예로 들며 "처음에는 미분양 우려가 컸지만 교육 인프라가 들어서자 도시 가치가 수십배 뛰었다"며 "수변도시에도 우리 재원을 들여서라도 필수 시설을 선행 투자하겠다"고 했다.
공사는 전북연구원과 함께 국제학교 설립 모델을 마련 중이다. 이 사업은 전북도지사의 공약 사항으로, 연말 공사와 전북도가 공동으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을 예정이다. 권 처장은 "인근 권역에 국제학교가 부족해 내국인 수요만으로도 법적 범위 내 운영이 가능하다"며 "향후 외국계 기업 유치가 늘면 수요 기반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의료 인프라는 원광대와 협력해 양·한방병원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근린생활시설은 총 8820㎡(약 2600평) 규모로, 두 필지를 묶어 경쟁 입찰 방식으로 공급한다.
새만금 제2권역에 들어서는 수변도시는 총 625만㎡(200만평) 규모다. 2만1000명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 1만293가구가 공급된다. 공사에 따르면 전체 면적의 21.5%가 주거용지로, 공원·녹지는 27.3%에 달한다. 도시 내부에는 5㎞ 넘는 스마트 인프라 순환망을 깔아 자율주행차, 무인 배송, 긴급차량 우선 통행 같은 첨단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한다.
새만금개발공사는 1420억원을 들여 2년 6개월간 새만금 안쪽 바다를 메웠고 2023년 6월 스마트 수변도시 매립공사를 완료했다. 같은 해 11월 1단계 1공구 조성 공사(도로·상하수도·전력 등 기반시설 조성)에 착수했고 2단계 2·4 공구는 현재 입찰을 진행 중이다.
나경균 새만금개발공사 사장이 지난 11일 전북 김제시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인근 바람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 현장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서윤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조성사업 완료 목표 시점은 2028년 12월이다. 3공구는 상위 계획 변경을 반영하기 위해 개발을 유보했다. 공사는 연말 예정인 새만금 기본계획(MP) 최종안 발표 내용에 따라 재개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나경균 새만금개발공사 사장은 "공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추진되는 이번 분양은 새만금 최초의 도시형 정주 공간 공급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깊다"며 "위례신도시와 맞먹는 규모의 수변도시에 주거·교육·의료·산업 기능을 채워 넣어 자족 도시로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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