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때문에 트래픽·매출 줄었다" 구글에 소장 보낸 美 미디어그룹

롤링스톤·할리우드리포터 등 모회사
구글 'AI 요약' 기능에 반독점 소송
"트래픽 감소" vs "고품질 트래픽"

미국의 한 미디어 그룹이 구글 검색 시 인공지능(AI)이 결과를 요약해 상위에 보여주는 'AI 요약(오버뷰)' 서비스로 인해 트래픽이 줄었다며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연합뉴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해 "롤링스톤, 더 할리우드리포터 등을 거느린 펜스케미디어가 전날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구글 검색 화면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구글은 지난해부터 'AI 요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가 구글 검색 후 여러 웹사이트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핵심 정보만 간추려서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원문 정보를 제공한 웹사이트들은 사용자 유입이 감소하는 문제를 겪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펜스케미디어는 "(구글의 AI 요약이) 자사가 공들여 취재하고 작성한 원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도용해 트래픽과 매출 감소 등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AI 요약이 포함된 검색 결과의 비율이 증가하면서 자사 웹사이트로 들어오는 트래픽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온라인 쇼핑 제휴 링크를 통한 수익도 3분의 1 이상 줄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글의 AI 기능은 보상 없이 제공된 정보를 기반으로 구축됐다"며 "(언론사는) 콘텐츠 제공을 막으면 검색 노출이 안 돼 사업이 위태로워지고, 막지 않으면 AI 요약의 재료가 되는 '딜레마'에 처했다"며 반독점 상황을 지적했다.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펜스케미디어 홈페이지

반면 구글 측은 "AI 요약은 검색의 효율성을 높이고, 더 다양한 사이트로 트래픽을 보낸다"며 "AI 요약을 통한 유입은 단순한 클릭 수가 아니라, 사용자가 사이트에 더 오래 머물며 콘텐츠에 깊이 몰입하는 고품질 트래픽"이라며 반박했다.

WSJ은 "앞서 미국 에듀테크 기업 체그와 아칸소주의 지역 신문사가 소송을 제기한 바 있지만, 펜스케미디어 같은 미국의 주류 매체가 AI 요약 기능을 문제 삼아 구글을 상대로 법적 분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AI 학습, 검색을 둘러싸고 언론사와 AI 기업 간 소송이 확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023년 12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고, WSJ과 뉴욕포스트는 지난해 10월 퍼플렉시티를 고소했다.

반대로 AI 학습을 위한 콘텐츠 사용과 관련해 언론사와 빅테크 간의 제휴 사례도 늘고 있다. WSJ의 모회사인 뉴스코퍼레이션은 오픈AI와 콘텐츠 제공 계약을 체결했다. NYT는 아마존과 계약을 맺었으며, AP통신은 구글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