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데오드란트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이 피부 화상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하면서, 제조사 측이 공식 사과에 나섰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1일(현지시간) 데오드란트 브랜드 '미첨(Mitchum)'을 둘러싼 소비자 피해 사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들은 주로 '롤온' 타입의 제품을 사용한 뒤 겨드랑이 부위에 강한 발진과 가려움, 수포, 심지어 2도 화상까지 겪었다고 주장했다. 피해 후기들은 틱톡 등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한 사용자는 "겨드랑이를 잘라내고 싶을 정도로 불에 덴 느낌"이라고까지 표현했다.
런던에서 활동 중인 연극 배우 마크 안톨린은 해당 제품을 오랜 기간 사용해왔다가 피부 자극을 견디지 못해 사용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연 중 땀을 많이 흘려서 필수적으로 쓰던 제품이었는데,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다"고 했다.
30대 남성 리키 블레어는 지난 7월 해당 제품을 사용한 지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피부에 강한 통증과 발진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는 "보습제를 바르며 일주일간 겨우 증상을 진정시켰다"며 "이런 제품에 남성들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70대 변호사 데이비드 역시 '아이스 프레시' 제품 사용 후 겨드랑이털이 빠지고 피부에 화상 흔적이 남는 피해를 입었다며, "처음엔 내 건강 문제인 줄 알았지만 제품을 끊자 곧바로 나아졌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미첨 측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제품 성분 자체는 바뀌지 않았으나, 제조 공정에서 일부 절차가 변경돼 일부 소비자에게 예기치 않은 피부 반응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개를 숙였다. 회사는 문제가 발생한 제조 공정을 다시 원상 복구하고, 관련 제품 회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제품은 100mL 롤온 라인으로, ▲클린 컨트롤 ▲아이스 프레시 ▲샤워 프레시 ▲파우더 프레시 ▲퓨어 프레시 ▲언센티드 ▲플라워 프레시 ▲스포츠 등 8종에 이른다. 회사 측은 해당 제품의 제조번호 확인을 소비자들에게 요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조 과정에서의 변경 사항이 소비자 피부에 영향을 미친 점에 주목하며, 관련 규제의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킹스칼리지 런던의 약학 교수 페니 워드는 "제약 제품이라면 제조 변경 전 반드시 적절한 안전성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며 "기존 소비자 대상의 사전 테스트나 임상 수준의 검토가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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