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 시장이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주요 배달 플랫폼이 지난달 나란히 역대 최대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를 기록한 것이다. 물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접근성이 좋아진 배달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을 바꿔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의민족 MAU는 2306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2300만명을 돌파한 수치다. 쿠팡이츠도 1174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신흥 강자인 땡겨요 역시 245만명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해당 앱을 방문한 사용자를 의미하는 MAU는 플랫폼 활성도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꼽힌다.
이용자 급증의 배경에는 '무료 배달' 경쟁이 있다. 배달의민족은 최소 주문 금액 제한을 없앤 '한그릇 무료배달'을 신설했고 쿠팡이츠 역시 '하나만 담아도 무료배달' 정책을 정식 도입했다. 1인 가구와 소규모 주문자의 부담이 크게 줄면서 간단한 한 끼조차 앱으로 주문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배달앱 충성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에 따르면 음식 배달 플랫폼 이용자의 55%가 2개 이상의 앱을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호밍' 이용자였다. 심지어 배달의 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3개 주요 앱을 모두 이용한다는 응답도 15%에 달했다.
그러나 배달 음식이 '저렴한 선택지'는 아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후라이드 치킨 1마리와 양념치킨 1마리를 배달앱에서 주문할 경우 매장보다 평균 약 4000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값에 배달비·플랫폼 수수료까지 더해지면서 부담이 커진 셈이다.
실제 연예인들의 배달앱 지출 사례도 화제가 됐다. 개그우먼 이국주는 과거 예능에서 "배달앱으로만 1년에 약 2200만원을 썼다"고 밝혀 놀라움을 샀으며 방송인 풍자 역시 "1년 배달비가 3천만원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먹방 유튜버들의 지출은 더 크다. 유튜버이자 방송인 쯔양은 "배달앱 한 개에서만 1년에 4300만원을 결제했다"고 밝혀 시선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배달앱이 편리함을 넘어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았지만 배달비와 수수료 부담이 장기적인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편리성과 비용 사이의 균형점을 찾을 수 있느냐가 향후 배달앱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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