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부과' 멕시코 "韓 등과 논의…갈등 원치 않아"

FTA 미체결국에 최대 50% 관세 예고
美 의식 해석엔 "트럼프 당선 전 전략"

멕시코 정부가 산업 보호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에 최대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 등 주요 국가와 대사관을 통해 논의 중이다.


11일(현지시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관세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면서 "제안된 조처로 영향을 받는 국가의 대사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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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인바움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 등 대사에게 이번 조치가 멕시코 경제 강화 방안과 관련된 것임을 설명하고 있다"며 "우리는 관련 국가들과의 갈등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멕시코 정부는 전날 17개 전략 분야에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철강 및 알루미늄, 플라스틱, 가전, 섬유 등 1463개 품목을 선정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치의 관세를 차등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20%인 중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최대 수준으로 인상하는 등 현재 0~35%가량인 품목별 관세율을 최대 50%까지 상향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전체 수입품의 8.6%, 금액으로는 520억달러 상당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멕시코 정부는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이 관세 부과 대상국이 된다고 밝혔다. 한국도 FTA 미체결국인 만큼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이 내용은 2026년 멕시코 정부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AP통신은 예산안이 의회를 수월하게 통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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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관세 부과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국가로는 중국이 꼽힌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관세 부과가 멕시코의 최대 교역국인 미국을 달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셰인바움 대통령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에 나온 산업 전략이라며 국내 생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부인했다.

중국 외에도 한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태국, 튀르키예 등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 수출 전진기지이자 다양한 산업 정책 인센티브에 힘입어 멕시코에 다수 진출했다. 특히 자동차 부품과 철강 업계는 이번 정책에 산업 영역이 포함되는지 주시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일부 부품을 한국에서 생산한 뒤 멕시코에서 조립하고 있기 때문에 관세가 부과되면 타격이 크다. 멕시코 정부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기준 철강 수입액 비중이 전체의 7.1%에 달하며 4위에 올랐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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