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하기 위해 구명조끼를 벗어주고 숨진 30대 해양경찰관의 안타까운 희생이 중국에 알려지자 현지 누리꾼들이 "국경을 넘은 영웅"이라며 애도했다.
11일 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1분께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영흥파출소 소속 이재석(34) 경장이 영흥면 꽃섬으로부터 1.4㎞ 떨어진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경장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이 경장은 이날 오전 3시30분께 영흥도 갯벌에서 중국 국적의 70대 A씨가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 현장에 투입됐다. 당시 A씨는 어패류를 잡다가 밀물에 고립됐고, 발 부위를 다쳐 거동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이 경장이 A씨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부력조끼를 벗어주고 함께 헤엄쳐 나오려다 실종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이날 오전 4시20분께 해경 헬기에 의해 구조됐다. 그는 발 부위가 여러 군데 찢어지고 저체온증을 호소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 사건은 중국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12일 8시30분 기준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는 '중국 노인 구조하다 숨진 한국 해경'이라는 검색어가 5위에 올랐고, 관련 기사에는 수백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중국 누리꾼들은 "영웅, 부디 편히 가시라", "국경은 달라도 진정한 영웅이다", "중국인은 은혜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영원히 그를 잊지 않을 것"이라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일부는 "한국인에 대한 인상이 달라졌다. 진정한 영웅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됐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젊은 청년이 이렇게 목숨을 잃다니 마음이 아프다. 구조한 영웅의 가족에게 반드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적었고, 또 다른 누리꾼은 "대한민국 해양경찰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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