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은 11일 이른바 '노상원 수첩 망언'을 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장, 여야 대표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죽임을 당할 뻔한 그 일이 성공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 아직 한마디 해명조차 없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직후 이같이 말하며 "급기야 같은 당 최고위원이 공식회의석상에서 이를 옹호하고 동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차마 믿을 수 없을 만큼 참담하다"고 했다.
우 의장은 "이른바 노상원 수첩, 그 존재만으로도 국민들 가슴을 쓸어내렸던 그 참혹한 내용을 두고 그렇게 됐으면 좋겠을 것이라는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라며 "상대방에 대한 비판과 견제가 아니라 망동이다. 국민 상식과 헌법으로부터의 일탈"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일 그 당시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끔찍하다"며 "5·18 광주가 기억나지 않느냐. 그 참담했던 국민 살상행위, 민주주의 침탈행위가 기억나지 않느냐"고 했다.
우 의장은 "(송 원내대표에겐)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국회를 침탈하고 헌정질서를 중단시키고 정치적 상대방을 폭력으로 제거하려던 내란에 찬동한다는 의미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장은 국회의 대표로서 그 무도한 계획에 의해서 살상당할지도 몰랐던 피해자로서 이 사안을 중대하게 인식한다"며 "발언 당사자께서 정식으로 사과하실 것을 요구한다. 국민 앞에, 헌법과 민주주의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의 문제의 발언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노상원 수첩이 현실로 성공했더라면 이 대통령도 저 정청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불귀의 객이 됐을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나왔다. 당시 본회의장 내 국민의힘 의석에서는 "제발 그리됐으면 좋았을걸"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후 민주당은 "정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이 대통령과 상대 당 대표에 대해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막말을 한 사람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밝혀졌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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