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중고차 성능·상태 확인"…대한상의-과기부, 전자서명 서비스 승인

ICT 샌드박스 심의위원회 개최
동물병원 의약품 관리 플랫폼 실증

중고차 거래 시 차량 성능·상태 점검기록을 앱으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존에는 서면만 가능하던 것이 전자문서 확인으로 가능해지면서 위·변조 차단 효과도 기대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일 'ICT(정보통신기술)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대한상의 샌드박스지원센터가 접수한 2건을 포함, 총 8건의 과제를 승인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A모터스가 신청한 '중고차 성능·상태 점검기록부 전자적 방식에 의한 전자서명 서비스'가 적극해석으로 승인됐다. 이 서비스는 매매업자가 매수인에게 서면으로 고지하던 자동차 성능·상태 점검기록부를 모바일 앱을 통해 전자문서로 교부하고 전자서명으로 동의를 받는 방식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연합뉴스.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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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성능·상태 점검기록부는 차량의 골격, 엔진, 변속기, 제동장치 등 주요 부품을 점검해 기록한 서류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중고차 매매업자가 반드시 서면으로 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전자고지 가능 여부가 불분명했다. 이 때문에 거래 과정에서 종이서류 분실, 위·변조, 대리서명 우려가 컸다.


국토교통부는 전자문서법상 요건을 충족하면 전자문서도 서면고지로 볼 수 있다며 신청기업 서비스 가능 여부를 적극 해석했다. 심의위원회도 "전자문서 확인·보관으로 위·변조와 분실을 방지할 수 있고, 종이서류 인쇄 및 발송 비용 절감도 기대된다"며 적극 해석을 승인했다.

실제 중고차 구매 예정자 A씨는 "내가 내는 중고차 가격이 합리적인지 의문이었는데 전자문서로 성능이나 상태에 대한 점검기록부를 확인하고 서명까지 할 수 있게 되어 다소 안심이다"고 말했다. 송대일 A모터스 대표는 "소비자들이 구매하고자 하는 중고차의 성능·점검 이력을 비대면으로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중고차 거래 투명성과 신뢰성 향상으로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심의위원회에서는 ㈜베텍코리아가 신청한 '반려동물병원 전용 의약품 구매·관리 서비스'도 실증특례로 승인됐다. 이 서비스는 의약품도매업체가 동물병원 전용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인체의약품과 동물의약품을 수의사에게 직접 공급하고, 구매·사용 현황을 전산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반려동물 치료에는 동물의약품이 한정적이어서 인체의약품이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약사법상 수의사가 인체의약품을 구입하려면 약국을 직접 방문해야 했고, 유통과정에서 오염·변질 우려도 제기돼 왔다. 실제로 2020년 의약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동물병원에서 사용되는 인체의약품 380여개 성분 중 동물의약품으로 허가 난 성분은 60여개에 불과하다.


이번 승인 과정에서 대한상의와 과기정통부는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고 국무조정실 신산업규제혁신위원회를 통해 관계부처, 수의사단체, 민간 전문가가 논의해 권고안을 도출했다.


심의위원회는 "실증을 통해 동물병원 의약품 유통단계 축소로 구매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인체의약품 사용 데이터가 축적되면 향후 정책 수립과 사후관리 체계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의약품 판매내역 관리 시스템 구축과 관리내역 보고, 동물의약품과 성분·제형이 동일한 인체의약품 공급 불가 등 조건도 부과했다.


이승윤 ㈜베텍코리아 대표는 "전문배송체계로 오염·변질을 방지하고 플랫폼을 통해 동물병원의 재고관리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며 "동물병원 의약품 유통의 투명성과 안전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이번 심의위에서는 이해관계자 간 협의와 조정을 통해 장기간 지연됐던 온라인 플랫폼 과제가 승인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며 "앞으로도 현장 수요에 기반한 신기술·신서비스 실증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샌드박스가 혁신촉진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2019년 1월 도입된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ICT 샌드박스 특례승인은 현재까지 290건이다. 대한상의는 2020년 5월부터 규제샌드박스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이 중 123건의 과제가 승인받도록 지원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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