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CES, 중국의 캔톤페어 같은 박람회로 만들겠다."
이계우 한국산업단지경영자연합회 회장이 1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 '2025 산업단지의 날' 기념식에서 밝힌 포부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9월14일 '산업단지의 날'을 맞아 8일부터 일주일간 '산업단지 위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날 현장에서는 제1회 대한민국 산업단지 수출박람회(KICEF 2025)가 함께 개막했다.
KICEF 2025는 1968년 구로공단에서 열린 '제1회 한국무역박람회'의 대한민국 수출 강국 염원을 계승하고, 산업단지 기반 수출 확대와 기술 혁신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의 장을 연다는 목표로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는 기계·바이오·재생에너지·조선·자동차·인공지능(AI) 등 전 산업 분야의 기업 300여곳이 참여해 기술력과 제품을 선보였다.
2025 제1회 대한민국 수출박람회 전시회 부스. 한국산업단지공단
참가 기업 대부분은 해외 시장 진출을 막 준비 중인 곳들이다. 한 제조업 AI 솔루션 기업 대표는 "국내 시장은 규모가 작고 중소기업 고객사의 경우 데이터 자체가 부족해 솔루션 도입이 쉽지 않다"며 "일본을 주력 타깃으로 삼고 있어 이번 박람회가 중요한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드론기업연합회 소속의 한 기업 관계자는 "안티드론 시스템의 경우 해외에서는 전자기 펄스(EMP)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전파 방해 방식이 법 테두리 내에서 최선"이라며 "국내 시장은 워낙 작고 기술력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워 수출 확대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제1회 대한민국 산업단지 수출박람회가 열렸다. 이성민 기자
이번 박람회의 핵심은 초청 바이어와 기업을 일대일로 연결하는 수출 상담회였다. 독일·이탈리아·호주·베트남·인도네시아 등 20개국에서 온 91개사 바이어들이 현장에서 직접 상담을 진행하며 수출 판로 개척을 지원했다. 실제 부스는 바이어와 미팅하려는 기업 관계자들로 온종일 북적였다. 한 기업인은 "오전에만 4곳과 상담했고, 오후에도 4건이 더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스타트업과 국내외 대중견기업·벤처캐피털(VC)이 만나는 비즈니스 밋업을 비롯해 IR 피칭, G밸리 창업경진대회 등이 열리고 있었다. 특히 드레이퍼 하우스, 심산 벤처스, 요즈마그 등 글로벌 VC도 참석해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 유치 기회를 넓혔다.
1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산업단지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에서 한 스타트업 대표가 IR 발표를 하고 있다. 이성민 기자
한편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한국산업단지경영자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기념식에선 산업발전에 기여한 기업인과 근로자 총 114명에게 훈포장 및 정부·기관 표창이 수여됐다. 행사에는 산업통상자원부·국회·지자체 관계자, 산업단지 입주기업 근로자와 가족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포상에선 민동욱 엠씨넥스 대표 겸 글로벌선도기업협회 회장이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대통령 표창은 이동훈 LG이노텍 상무와 최홍식 신우산업 대표에게, 국무총리 표창은 남궁주 HL만도 전무와 이태영 테라테크 대표에게 돌아갔다.
산단공은 "산업단지에서 20년 이상 근속하며 현장 혁신을 이끈 생산직 근로자를 비롯해 AI·친환경 분야의 신기술을 선도한 기업 대표와 대기업 임원까지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며 "산업단지가 단순한 생산거점을 넘어 기술혁신과 인재 양성의 핵심 무대임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1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산업단지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터치버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상훈 산단공 이사장은 "산업단지는 국가 경제의 중추이자 산업 인공지능과 탄소중립 전환의 거점"이라며 "이번 기념식과 수출박람회가 글로벌 혁신 생태계를 선도하는 수출 선도형 산업단지 모델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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