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겉으로는 협치를 외치면서 야당 파괴에 골몰하는 표리부동(表裏不同)의 국정운영을 멈추라"고 경고했다. 입법·재정·외교 등 전 분야에서 거대 여당의 '폭주'를 꼬집으며 대안적 정책 방향 제시에 공을 들였다. '독재'(8회), '폭주'(7회) 등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단어보다 '경제'(10회)를 자주 언급하며 민생경제를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경제 분야에선 확장 재정 기조, 반(反)기업 악법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송 원내대표는 내년도 국가 예산안에 대해 "국가 재정 파탄을 불러올 수 있는 급격하고 무책임한 폭주"라고 규정했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예산안에 따르면 총지출 규모가 728조원으로 올해와 비교해 55조원 늘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2차 상법 개정안 등 재계 우려가 큰 법안 강행처리도 도마에 올렸다. 송 원내대표는 "한국에서 사업을 하지 말라는 '기업 단두대법'이라며 "투자를 죽이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기업을 외국으로 내쫓는 자해적 경제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9.10 김현민 기자
지적한 사안별로 대안을 제시하며 정책 정당의 면모를 부각했다. 예산안 재검토를 위해선 정부 재정사업의 예산 소요를 원점에서 재평가하는 '제로베이스 예산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그 일환으로 국회에 '여·야·정 재정개혁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했다.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의 피해를 최소화할 보완 입법도 내세웠다. 노조의 사업장 점거를 금지한 '공정노사법'과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필)처럼 경영권 방어 수단을 지원하는 상법 개정안 등이다.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가 경제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후속 보완 조치 마련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경제 외 다른 분야에서도 여당의 국정운영을 꼬집으며 '일당 독재'라고 비판했다. 특히 9일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거듭 강조한 '내란 청산' 공세에 대한 역공에 집중했다. 송 원내대표는 "여당 대표는 걸핏하면 '해산' 운운하며 야당을 겁박하고 모독한다"며 "전매특허인 '내란 정당' 프레임을 씌워 야당 파괴, 보수 궤멸의 일당 독재를 구축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더 센 특검법, 정부조직개편안(검찰 해체 4법)을 두고는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다만 검찰 개혁의 필요성 자체에는 동의한다며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해 재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도 사회적 약자 보호를 최우선시하는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책임 있는 검찰개혁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9.10 김현민 기자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빈손 쭉정이 회담'이라고 혹평하며 "국익을 지킬 수 있도록 정상회담 후속 협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 송 원내대표는 "최근 이 대통령이 밝힌 '3단계 비핵화론'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 인정을 전제로 한 구상이라면 한반도 안보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극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당당하고 실질적인 대북 억지력 강화"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미 연합훈련 강화와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추진 과제로 꼽았다.
송 원내대표의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여야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강하게 대치했다. 송 원내대표가 특검 수사에 대해 "정치폭력"이라고 말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김건희 책임"이라고 소리치며 야유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로 옹호했다. 정부를 향해 "부채주도 성장"이라고 꼬집자 민주당 의석에선 "민생 예산"이라며 반발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본 좀 지키라"며 쏘아붙였다. 송 원내대표가 노란봉투법 등 민주당 주도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거짓말 좀 하지 마라, 공부 좀 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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