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말차를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철분 결핍성 빈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간호사이자 라이프스타일·패션·뷰티 인플루언서인 린 샤진(28)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평소 즐겨 마셨던 말차 음료로 인해 심한 빈혈을 겪은 사실을 공개했다. 샤진은 "원래 빈혈이 있었지만, 약 3개월 전부터 피로와 심한 가려움증이 늘어났는데 말차 섭취 증가한 것이 (일상생활에서) 유일한 변화였다"고 말했다.
샤진의 사례가 알려지자 자신도 말차 음료를 마신 뒤 이상 증상을 경험했다는 이야기가 SNS에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원래 빈혈이 있던 사람들이 말차 섭취량을 늘린 후 극심한 피로와 철분 수치 저하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녹차와 마찬가지로 카멜리아 시넨시스식물에서 유래한 말차는 간 보호, 심장 건강 증진, 체중 감량 등 다양한 건강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차 라떼의 경우 최근 건강관리를 중시하는 MZ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일본 등 주요 생산국에선 심각한 공급난이 빚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철분 수치가 낮은 사람이 말차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철분 결핍성 빈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했다. 말차에 들어간 탄닌 성분이 신체의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흔히 발견되는 탄닌 차, 와인, 견과류 등에 포함된 폴리페놀 화합물이다.
미국 온라인 의료 서비스 업체인 집헬스의 의료 제품 및 콘텐츠 책임자인 소피 딕스 박사는 데일리메일에 "말차를 너무 많이 마시면 철분 결핍성 빈혈이 생길 수 있으며, 이미 낮은 철분 수치를 가진 사람이나 식물성 식단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딕스 박사는 "다른 녹차와 마찬가지로 말차에는 탄닌과 카테킨이라는 화합물이 포함돼 있어 식물성 식품에 들어 있는 비헴철 철분 흡수를 방해한다"며 "특히 식사 중이나 식사 직후에 자주 섭취할수록 체내 철분 흡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적정 섭취량을 지키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딕스 박사는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려면 짙은 농도의 말차를 여러 컵씩 매일 꾸준히 마셔야 한다"며 "철분 보충제는 말차를 마시기 최소 1~2시간 전에 섭취하고, 비타민 C를 함께 섭취하면 체내 철분 흡수를 돕는다"고 조언했다. 이어 "적당히 마시는 것이 중요하고 하루 한두잔 정도라면 균형 잡힌 식단을 가진 사람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영양사 젠나 워너는 "대부분의 음식은 과다 섭취 시 불리한 영향을 줄 수 있고 말차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했다. 워너는 "카페인 함량이 높은 음료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식욕 억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영양소와 철분이 풍부한 음식을 카페인 음료로 대체하고, 전체 음식 섭취량이 줄어들면 빈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과도한 카페인 섭취(말차)와 불균형하거나 제한적인 식단이 결합하면 일부 사람들이 영양 결핍을 겪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말차나 카페인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철분이나 다른 영양소 결핍과 연관될 수 있다. 항상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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