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목적으로 다리 길이를 늘이는 다리 연장 수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자 영국 보건당국이 이 수술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9일 연합뉴스는 영국 가디언을 인용해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경고를 보도했다. NHS는 다리 연장 수술이 극심한 통증과 감염, 신경 손상, 장애의 위험이 있다며 수술을 받지 말라고 경고했다.
다리연장술은 다리뼈를 일부러 절단한 뒤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벌려서 새 뼈가 자라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수술 과정은 크게 두 단계다. 먼저 외과의가 절골술(osteotomy)을 시행해 종아리나 허벅지 뼈를 두 부분으로 자른 뒤, 두 뼛조각을 고정하는 연장 장치를 부착한다.
전통적인 방식은 얇은 금속 틀을 다리 바깥에 고정하는 방식으로, 옷 입기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최신 방법은 모터나 자석이 내장된 나사 모양의 장치를 뼈 안쪽에 삽입해 원격으로 제어하는 형태다.
수술 후 환자는 수 주 동안 걷지 못한 채 회복해야 하며, 이후 5~7개월 동안 하루에도 여러 번 장치를 조정해 뼈 간격을 하루 최대 1㎜씩 늘린다. 그 과정에서 뼈 사이에 새로운 뼈가 자라 간격을 메우게 된다.
NHS는 이 수술을 두고 주의 깊게 하지 않으면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일단 수개월간 치료를 받으며 심한 통증을 견뎌야 한다. 또 뼈가 너무 빨리 분리되면 제대로 붙지 않거나, 체중을 지탱하기 어려울 정도로 약하게 자랄 수 있다.
두 다리의 길이가 달라지거나 감염, 신경 손상, 혈전, 영구적 장애까지 얻게 될 수도 있다.
정형외과 의사인 팀 브릭스 NHS 임상 개선·선택 회복 분야 책임자는 "(다리를) 몇 인치 더 늘이기 위해 건강이나 생명에 도박을 걸지 말라"라고 밝혔다. 이어 터키 등 수술비가 싼 국가에서 원정 수술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회복 과정과 위험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수술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수술 후유증으로 기형이 된 사례가 늘어나자 2006년 미용 목적의 다리 연장 수술을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사지 연장술의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86억 달러(약 11조9247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여러 우려에도 수술의 인기는 상당하다. 최근 개봉한 셀린 송 감독의 신작 로맨스 영화 '머티리얼리스트'에도 결혼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이 수술이 등장했다.
가디언은 특히 튀르키예의 병원들이 이 수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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