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 남성이 온라인 경매 플랫폼에서 이탈리아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를 모방한 전기차를 낙찰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비자는 마세라티 상징인 삼지창과 유사한 로고에 속았다며 환불을 요구했으나 경매사는 위약금 등을 이유로 전액 환불이 어렵다고 맞섰다. 하지만 허위 광고를 했다는 논란이 확산하자 경매사 측은 전액 환불을 약속했고, 고급차를 모방한 전기차 경매 공고를 모두 삭제했다.
9일(현지시간) 중국 매체 봉면뉴스에 따르면 광둥에 사는 펑씨는 지난 6일 한 온라인 경매 플랫폼에서 마세라티의 상징인 삼지창 로고가 붙은 전기차를 낙찰받았다. 이 자동차의 시초가는 166위안(3만2300원)이었다.
펑씨는 "로고를 보고 마세라티 전기차인줄 알았다"며 "경매 플랫폼에는 시작가 100위안 미만의 차량도 있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보증금 3500위안(68만1900원)을 내고 단 한 번만 입찰했는데, 다음 날 자신이 1만9966위안(388만9800원)에 자동차를 낙찰받은 사실을 알게 됐다. 펑씨가 지불한 금액은 낙찰가와 수수료 등을 합쳐 총 2만1563위안(420만원)이었다.
그는 "헐값에 고급차를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확인해 보니 마세라티 스타일의 노인용 전기차(라오터우러)였다"며 황당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명백히 고급차 브랜드를 고의로 모방해 소비자를 오도한 것"이라고 호소했다.
매체는 "이 차량은 '2025 신형 마세라티 뉴 에너지 전기 저속차'라는 이름으로 등록돼 있었고, 차량 외관과 엠블럼은 마세라티와 매우 흡사했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국가 자동차 목록에 포함되지 않아 번호판 발급이나 보험 가입이 불가능하고, 교통사고 시 보상도 받기 어려운 노인용 전기차였다"고 전했다. 심지어 동일 모델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1만9900위안(388만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펑씨가 환불을 요구했지만 경매를 주관한 회사 측은 900위안(17만6000원) 위약금과 200위안(3만9000원) 서비스 비용을 제외하고 환불해줄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논란이 확산하자 경매사 측은 결국 보증금을 전액 환불하기로 했다. 또 '마세라티 스타일' 차량뿐 아니라 'BMW 스타일'로 등록된 또 다른 노인 전기차의 경매 플랫폼의 공고도 모두 삭제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에 대해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사실을 알릴 의무가 있다"며 "소비자가 잘못된 인식으로 입찰에 나선 것은 중대한 오인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쓰촨성의 변호사인 린 샤오밍은 "고지 의무가 있는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며 "중대한 오해이든 경매인의 고의적인 사기이든, 민법 관련 규정에 따라 소비자는 계약 해지를 청구할 수 있다"고 짚었다.
마세라티와 유사한 로고 사용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매체는 "등록 상표와 유사한 표지를 무단 사용하거나, 특정 브랜드와 혼동을 일으킬 정도로 흡사한 외관을 사용하는 행위는 상표법 및 반부정경쟁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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