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머리 맞대는 여야…배임·고용·부동산 우선 테이블

송언석 "원만히 운영되도록 적극 뒷받침"
현안-민생 투트랙…쟁정법안도 안건 전망
여야 대치 심화 속 또 흐지부지 우려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민생경제협의체를 통해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꽉 막힌 민생 경제에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여야 갈등 속 뒷전으로 밀렸던 지방 부동산 활성화와 청년고용 대책, 배임죄 완화 등 안건이 우선 협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여야 대치 현안이 산적한 만큼 협의체가 이전과 같이 파행을 거듭하다 유야무야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전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간 합의에 따라 민생경제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하고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은 송언석 원내대표 중심으로 실무협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민생경제협의체가 원만히 구성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민생경제협의체 테이블에는 지난 대선 여야 공통공약과 양당 간 이견이 적은 민생 현안이 먼저 오를 전망이다. 앞서 여야는 지난 7월에도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는데 당시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등 11개 비쟁점 법안 처리를 제안한 바 있다. 이번에는 야당 대표가 제안한 안건 위주로 논의하기로 했기 때문에 야당 관심사인 소득세법이나 부동산 정책도 깊이 다뤄질 전망이다.


우선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강화는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장 대표에게 협조 의사를 밝힌 만큼 정부 기조가 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과세 기준을 종목당 보유 금액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한다고 밝혔으나 국민의힘에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오히려 기준을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부동산 정책의 경우 지방 경기 활성화를 위한 미분양 지원책이나 건설투자 확대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여야 공감대가 있는 배임죄 완화 및 폐지와 청년고용 지원책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 중대재해처벌법 등도 안건에 오를 수 있지만 민주당이 야당 의견을 반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번 협의체는 여야가 현재 대치 중인 현안과는 별도로 운영된다. 내란종식이나 특검수사, 쟁점법안 등으로 갈등을 빚더라도 민생만큼은 협치하자는 취지다. 다만 이전 사례를 보면 협의체 운영이 순조롭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실제 여야는 문재인·윤석열 정부 때도 비슷한 협의체를 출범, 제안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무산됐다. 이번에 여야가 정례 만남을 갖지 않기로 한 것도 파행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9.9 김현민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9.9 김현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현재 여야 협치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에서 처음으로 여야 당 대표가 손을 맞잡았으나 온도 차는 분명했다. 오찬 관련 여야 공동 브리핑 이후 이어진 각 당 수석대변인의 개별 백브리핑에서 민주당은 소통·협치로 의미부여 했지만 국민의힘은 장 대표가 야당으로서 전달한 의견들에 초점을 뒀다.


특히 여당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특검법 개정안, 내란특별재판부에 대해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주십사 하는 건의를 드린다"고 직설적으로 언급했다. 이를 반박하듯 정 대표는 "내란에 가담한 내란 우두머리와 주요 임무 종사자, 부화수행한 내란 세력들을 철저하게 척결하고 처벌의 역사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